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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禁酒法 유감
작성일 2018.08.02

 

 

禁酒法  유감

 

 


[ 국립공원 내 음주행위 금지 공고 ]


자연공원법 제27조 및 동법시행령 제25조 규정에 의거 다음과 같이 국립공원 내 음주행위 금지를 공고합니다.

1. 목적 : 자연자원 보호 및 안전사고 예방

2. 시행일 : 2018. 3. 13.

(계도기간: 2018. 3. 13. ~ 9. 12., 계도기간이라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3. 금지장소 : 관리공단 홈페이지 참조

4. 금지행위 : 음주행위

5. 벌칙사항 : 자연공원법 제86조 및 동법시행령 제46조에 규정

○ 과태료금액 : 1차 위반 5만원, 2차 이상 위반 10만원

 

2018. 3. 13.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이슬람 국가도 아닌 한국의 산에서 금주법이 발효되었다.


오래 살고 볼일이다. 오래 전 유럽과 미국에서 금주법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생겼고 조롱거리가 되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았지만 요즘 인공지능(AI)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에서 금주법을 겪는다. 무슨 생각으로 이러한 법을 시행하는지 알 수 없지만 큰 시대착오이다.

 

 

산에 올라 시원한 산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마시는 맥주 한잔에 그간의 스트레스를 잊고, 친구와 함께 나무 그늘에 둘러앉아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반주로 구수한 막걸리 한 사발 서로 권하면서, 살아가는 얘기와 옛 추억을 나누며 즐기는 등산은 일반 서민들의 소박한 행복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대한민국에선 법으로 금지되어 작은 행복 조차 박탈 당한채 꽉 막힌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

 

 

금주법의 취지는 자연보호 및 안전사고 예방이란다. 이 한심한 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높은 분들은 서민들이 산에 올라와 막걸리 한잔하면 나무를 뽑고 자르고 파헤치고 또 쓰레기까지 함부로 버리는 무지한 행동과 함께 추락하고 구르고 물에 빠지고 등의 위험한 행위를 하는 위험인물로 판단하여 무지한 국민을 구하기 위해 법으로 막아야겠다고 판단했나 보다. 참 어이가 없고 상식 밖이다. 이젠 이 나이에 몰래 마실 수도 없고, 악법도 법이니 걸리면 가뜩이나 가벼운 지갑을 탈탈 털리게 된다.

 


등산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동료의 안전산행을 위해 술을 마시지 않지만 일부가 마신다 하더라도 반주로 한, 두잔 마시고 공공질서를 지킨다. 술을 많이 마시고 산행을 하면 힘들고 위험할 수 있기에 당연히 절제하고 더 마시고자 하는 동료가 있다면 자제 시킨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연을 아끼고 환경을 보호하여야 앞으로 더욱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기에 당연히 자연보호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사회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있듯이 등산객 중에는 극히 일부 자제하지 못하고 과음하며 쓰레기를 버리는 몰상식한 경우도 간혹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리공단과 유관단체는 국민의 안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중요성과 음주가 산행에서 위험하다는 것을 열심히 홍보, 계도하는 것이 필수이며 해야 할 일이다. 본연의 업무인 홍보, 계도는 하지 않고 그저 법으로 묶어 모두를 규제하는 것은 매우 우매하다.


우리보다 더 오래 국립공원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선진국에서 조차 산에서 금주법을 적용하는 사례를 찾을 수 없으며 산악국가로서 대표적인 유럽 알프스, 미국,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는 산장과 레스토랑에서 술까지 판매하고 있으며 심지어 취사 및 흡연까지 허용하는 곳도 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국가이다. 조금만 날씨가 나빠도 입산금지를 하는 우리네와 달리 산악 선진국 대부분은 폭설이나 폭우 등 심각한 재난 상황을 제외하고 위험한 암벽 , 빙벽, 릿지 등반 등 어떠한 등산 행위 조차 막지 않는다. 본인의 선택에 따른 행위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제어 기능이 떨어지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전체를 함부로 평가절하하여 법을 만들고 규제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고 불합리하다.

앞으로 계도기간이 끝나고(계도, 홍보도 하지 않지만) 9월 12일 이후 금주법이 발효되면 국립공원 도처에서 마찰과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으리라 예단하며, 이에 따라 국가 정책에 대한 불신 역시 커질 것에 심히 걱정된다.

 

산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 캔 돌려 마시며 웃고 싶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석채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