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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발로 맛보는 안나푸르나
작성자 문*현
작성일 2017.02.14

안녕하세요? 혜초트레킹 문길현입니다.

설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1월 27일부터 12일간 열여섯분과 함께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왔습니다.

 

산을 사랑 하는 사람들이 추앙하는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 이런 네팔을 이야기할 때 트레킹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겠지요.

네팔에는 수 많은 트레킹 코스가 있지만 가장 인기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안나푸르나 푼힐/베이스캠프 트레킹 코스가 제일 클래식한 코스이지 않나 싶습니다.

두발로 직접 걷고 걸어 거대한 설산을 마주하는 감동을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요. 

 

자, 이제부터 사진으로 떠나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여행 출발합니다.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해 어김없이 다량의 이미지를 투하합니다.

스크롤 압박을 주의 하시길 바랍니다!

 

카트만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틑날 네팔 제2도시 포카라까지 국내선을 타고 날아갑니다.

탈탈거리며 활주하는 작은 터보프롭기가 처음엔 위태롭게 느껴지지만 이륙을 마치고 차창밖을 내다보는 순간 펼쳐지는 안나푸르나 설경 파노라마!

일련의 걱정들은 금새 사라지며 입가에는 작은 감탄이 머뭅니다.

 

포카라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전용버스와 지프차로 산 넘고 물 건너 트레킹 출발 포인트에 다가섭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서는 입산허가를 득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팀스와 퍼밋을 비레탄티에서 확인 받고 오늘의 목적지 '힐레'에 당도하게 됩니다. 

 

힐레에서 부터는 안나푸르나 산간지방의 롯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호텔에 비하면 많은 점이 아쉽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안나푸르나에서는 안나푸르나의 룰을 따릅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와이파이도 잘 되고 핫샤워도 가능하며 따듯하게 잠을 청할 수 있는 오성급 롯지입니다.

 

본격적으로 여정에 나서는 트레킹 2일차 힐레-고레파니 구간입니다.

삐뚤빼뚤 하지만 직접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돌계단, 작은 계곡과 숲길, 오르막과 내리막, 멀리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작은 새들의 속삭임.. 걸음을 움직일 때 마다 풍경속으로 빨려들어 갑니다.

 

풍경 사이로 많은 생각이 스칩니다.

고민해야 할 것, 결정해야 할 것, 오랜만에 제 스스로와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걱정은 오늘치 걱정만 하기로 합니다.

걸어가야하는 날이 더 많기때문에 너무 많은 걱정은 하면 병이 되기 때문입니다. 

 

안나푸르나 푼힐/베이스캠프 코스에는 트레커들 위한 롯지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이전에 사람이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살아가는 네팔리들의 모습에서 새로움을 배웁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사진 찍는걸 너무 좋아했습니다. 구김없는 표정을 다시 보니 저도 같이 행복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고레파니 가는 길에 '울레리'라는 곳에서 잠시 티타임을 갖았습니다.

시간에 구애 받으며 걸었던 산행은 잠시 안녕 입니다. 워낙에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이런 여유는 선택이 아닌 필수 입니다. 저 멀리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가 빼꼼 내밀고 있네요. ^^

 

점심식사를 했던 반탄티입니다. 히말라야는 강아지도 참 느긋하네요. 팔자 좋게 늘어진 녀석이 보기 좋아서 한 컷 찍어 보았습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푼힐 전망대를 거쳐 왼편으로 설봉들과 나란히 걷다가 다시 계곡을 거슬러 베이스캠프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머무르는 롯지 곳곳에 소요시간과 간략한 길을 알려주는 지도가 있어 트레커들의 소소한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반탄티 롯지에 피어난 꽃.

 

저는 히말라야를 접하기 전에는 눈이 뒤덮인 설산의 이미지만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사실 히말라야는 구역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위 사진처럼 풀이 무성하게 덮힌 원시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도 있습니다.

 

고레파니에서 하루를 보내고 트레킹 3일차 새벽입니다.

헤드랜턴을 켜고 칠흑같은 어둠을 갈라내며 전망대에 오릅니다.

밤눈이 밝다면 헤드랜턴을 끄고 오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별들이 쏟아질 것 처럼 빛나기 때문입니다.

 

고레파니에서 한시간여를 올라 드디어 푼힐 전망대에 섰습니다.

일출이 시작되면 봉우리 위로 햇빛이 걸리면서 마치 촛불이 켜진 것 처럼 발갛게 달아오르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푼힐전망대 새벽산행을 마치고 장거리 산행을 하는 날입니다.

충분히 여유있게 걷고 있지만 예쁜 롯지가 나타나면 어쩔땐 정처없이 여기에 머무르고 싶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풍경도 좋지만 사람들도 너무나 친절합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나마스떼'하고 인사를 건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힘이 됩니다.

 

척박한 땅을 일궈 농사를 짓는 네팔리들의 삶에서 지혜를 엿봅니다. 땅이 적다고해서 포기하기 보다는 최대한 활용합니다. 이렇게 다랭이밭이 가꿔진 곳 치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밤부를 향해 걷는 길.

오르락 내리락 무릎도 고생하고 이제 슬슬 몸이 지칠법한 시기에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평이한 길이었습니다.

 

밤부의 고양이.

볕 좋은 곳에 자리잡은 터줏대감이네요.

쓰다듬어도, 괴롭혀도 천하태평입니다.

 

밤부 이후로부터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강한 생명력을 보이는 야생화가 인상적입니다.

 

데우랄리 롯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왼편으로는 '모디'강이 세차게 흐르고 있습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곧게 뻗은 설봉들의 위용이 느껴집니다.

 

협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번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구간입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며 걷고 또 걷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4,130m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입니다.

360도 설산으로 둘러쌓인 이 곳은 왠지 모르게 영험한 기운 마저 느껴지는 곳입니다.

누구나 쉽게 올 수 없고 두 발로 걸어서 올라와야만 허락되는 곳 이기에 느낌이 더 남다릅니다.

박영석 대장 추모비를 둘러보고 뷰포인트에서 안나푸르나를 비롯해 마차푸차레 히운출리 등 내로라하는 봉우리들을 바라보았습니다.

 

ABC!

 

긴 여운을 뒤로 한채 하산합니다.

저 뒤로 보이는 돌탑은 누군가의 무덤입니다.

자세히 보면 묘비명이랄게 없는데 대체로 그렇다고 합니다.

안나푸르나 지역에 살고 있는 구릉족의 무덤인데 불교 양식을 따라서 화장을 하고 뼈를 추려서 돌탑 안에 넣는다고 합니다.

중간에 턱을 둔 것은 이 길을 오가며 나그네들이 걸터앉아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합니다.

 

촘롱 계단.

하산할 때 비로소 얼마나 큰 산을 걷고 있는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길. 분명 지나온 길인데 오르막만 만나면 정말 이 길을 넘어온게 맞는지 의구심 마저 듭니다.

 

잊지 말아야할 차 한잔의 여유.

오늘 걸어갈 거리만 생각합니다.

 

어느덧 트레킹이 마무리 지어지는 지누단다의 저녁입니다.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그리고 항상 미소 넘치는 얼굴로 트레킹을 도와준 네팔 스태프들과 뜨거운 인사를 나눕니다.

"단네밧, 데레람로!" 고맙습니다, 최고예요! 모두가 즐거운 시간입니다.

 

짜임새 있는 혜초 프로그램답게 포카라를 떠나는 날 아침까지도 부지런히 구경합니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가기 전 페와호수에서 보팅을 즐겼습니다.

잔잔한 호수 위로 비치는 태양과 실루엣이 일품입니다.

 

저 멀리 우리가 다녀온 안나푸르나를 바라보며 포카라를 뒤로 하고 다시 카트만두로 돌아갑니다.

카트만두에서는 여행자 거리로 유명한 타멜, 지진피해에서 복구된 보더나트 사원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번 팀은 일정간 각자의 체력과 각자의 컨디션으로 어떤 분은 수월하게 어떤 분은 힘겹게 트레킹 하셨지만 함께한 모든 분께서 ABC 끝까지 다녀오셨습니다.

긴 일정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건 다함께 다녀왔다는 하나의 사실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구나 생각하듯 히말라야 이름만큼 분명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지만 준비한 만큼 보여주고, 걸음 딛는 만큼 보여주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이었습니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힘든 길, 그러나 선택과 노력에 멋진 보상을 주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트레킹 전문 여행사 혜초와 함께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