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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속] 산티아고 순례길 40일 _여름 까미노 (1)
작성자 박*훈
작성일 2022.06.14

안녕하세요!

 

혜초여행 문화역사탐방 2 사업부의 박대훈 과장입니다.

 

현재 2022.06.03~ 2022.07.12 열 일곱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실속]40일 완주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일정을 진행중인 장성연 (스페인명: Juan_후안) 인솔자님의 여름 까미노 첫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해당 일정은 2022년 새로이 출시된 [실속] 일정의 두 번째 출발팀으로 '여름 까미노'의 생생한 느낌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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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성연 인솔자)

 

봄을 지나 여름을 기다리는 프랑스의 생장,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하는 그 첫 여정에 우리 모두는 기대반 설렘반으로 비몽사몽인 얼굴을 하고 
오늘의 첫 도보를 갈 준비를 마친다.

 

코로나가 끝나고 2년만에 다시 시작되는 여름의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이 모든 코스들 중 가장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 까미노 프란세스의 나폴레옹 루트, 바로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의 길이 그 길이다.

그 첫 관문인 생장은 프랑스 지방으로 스페인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프랑스어를 조금이라도 사용하기를 원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런 프랑스의 생장을 뒤로 한채 우리모두는 힘차게 한발씩 내 딛으며 이 길을 시작했다. 

 

생장숙소에서는 전날 비가 올 가능성이 30-80%에 먹구름까지 가득할것이라고 했었지만, 결국 그런 이야기가 무색하게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마치 이 여행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하늘에 전능자에게 모든것을 맡기라는 듯이 그렇게 하늘은 우리의 걱정과는 다르게 맑은 하늘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많은 이들이 힘들다고 하는 나폴레옹 루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누군가를 따라가는 길이 아닌 순전히 본인의 속도와 리듬을 찾아가면서 가게 되는 그 길

 

생장마을을 떠난 후 약 5키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운토마을을 지나 더 이상 가기 힘들다 싶을 때 7.5키로 지점에서 안개를 지나 신기루 속에 오아시스 같이 오리손 마을이 우리를 반긴다. 이 길의 첫날 나폴레옹 루트를 쉬어가게 해주는 이 곳, 마치 우리 인생의 힘든 여정 에서 쉬어가는 잠깐의 쉼터 같이 우리는 그 곳에서 바람과 그늘 그리고 여러 지역에서 순례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산티아고 길에 첫 구간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연습을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쳐주며 스며들게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약 30-40일 여정에 첫 구간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결정을 생각하게 한다.

도보로 이 첫날을 완주해도 좋지만 긴 여정을 위해 중간에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쉽고 편하게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 긴 여정을 무리하지 않고 긴 여정을 끝까지 나의 페이스로 소화하기 위한 나만의 결정을 하게 된다는 뜻일 것이다.

 

 


일반적 루트라면 어떻게든 걸으며 이동하겠지만, 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은 다르다.

온전히 본인만의 길이고, 본인만의 속도로 완주를 이뤄내는 이 곳..길을 가는 방식은 본인이 원하고 정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산티아고 길을 사람들과 같이 이동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이번 이 시기의 길은 마치 여름이 오기 전 봄의 생명력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푸른 하늘과 바람, 적당한 따사로움이 길을 이동하는 우리들에게 각 구간마다 색다른 풍경과 모습을 선사하고 우리는 그것을 그냥 느끼며 가면 될뿐이다.

나를 쫓아오는 사람도, 기를 쓰고 이겨야 하는 경쟁자도 없이 오로지 나 혼자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이 초반 길에 온전한 목적이 된다.

 

‘부엔 까미노’ 좋은 길이 되세요 라는 스페인어의 의미 이외에, 모든 당신의 걸음이 안녕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짧은 한 마디로 모두에게 인사하며 이동하다보면 어느새 해발 1430미터의 collado de leopoeder 를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조금만 더 이동하면 론세스 바예스, 드디어 첫날의 긴 구간의 일정을 마무리 할 수있게 되는 것이다.

 

알베르게 (이 순례자의 길을 이동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공동 숙소)에서 각자 오늘 걸어온 길을 생각하며, 더러워진 신발과 옷가지들을 벗고 샤워를 한다. 


마지막으로 알베르게에 이층 침대에 자신을 누이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오르고 내리느라 피곤했던 내 육체의 피곤함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이제 약간의 낮잠을 자고 근처에 나와 간단한 저녁을 먹고 내일 짐을 정리하면 이윽고 산티아고 도보 첫날의 밤이 내린다.

 

오늘의 긴 하루, 순례길을 지나던 모든 이에게 외치던 그 말을 나 자신에게 나즈막히 말하며 잠을 청한다.

 

부엔 까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