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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amino Blue
작성자 길*욱
작성일 2017.10.09


Camino Blue(순례길 후유증)

처음엔 다른 길과 똑같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나는 트레킹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아빠의 제의로 순례길에 올랐다. 비행 13시간 정말 피곤하고 힘들었다. 내인생 최대 비행시간.

순례길에 오르기 전에 설렘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반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처음 순례길에 들어섰지만 새로운 문화가 신기했을 뿐 순례길에 대한 설렘은 뒷전이었다.

다른길과 달랐던 것은 그 누구와도 걷는 속도를 맞출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빠르면 빠른대로 느리면 느린대로 자신의 길을 걷는 길이 바로 순례길.

또 순례길에서 순례자들을 만나면 인사를 하는데, '올라!' '부엔 까미노!'라는 낯선 언어로 인사를 주고받는다.   

처음엔 같은 길을 걷는다고 해서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는게 정말 어려웠다.

우리가 사는 일상에서는 그런일들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생각은 10분만에 사라졌다. 점점 낯선사람과 인사를 하는 것이 즐거웠고, 인사로 상대방에게 힘을 주고 싶은 생각이 나를 바꿔놓았다.

도보2, 3, 4일차가 되면서 이젠 모든것이 일상이 되었다.

본인들의 길을 찾아가야 되는 우리의 사회와 다르게 정해저 있는 길로, 화살표가 안내해 주는 길로 가기만하면 된다. 무척이나 심플하다. 그냥 화살표만 따라가면 된다.

너무나 복잡하게 사는 우리가 순례길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하루의 시작을 걷는 것으로 시작하는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순례길을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순례의 시작전의 나와 순례중의 나는 무척이나 달라져 있었고, 순례후의 나가 기대되었다.

순례마치기 2일전엔 이 모든 것들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눈물이 날까? 뭐가 이렇게 아쉬울까..... 

마지막날은 산티아고로 가는 길을 걷고 싶지 않았다.

같이 순례를 시작한 사람들과 이별해야 된는게 아쉬웠고, 다시 올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나의 발목을 붙잡기 시작했다.

정들대로 정든 이길을 떠나야 된다는 게 이렇게 힘들고 슬픈일인지 순례시작 전의 나는 몰랐다.

여행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너무 힘들다. 아직도 생생하다.

같이 순례를 시작한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목소리, 웃음소리 그리고 길에서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

타인을 신경쓰지 않고 나를 나로써 바라볼 수 있는 순례길은 너무나 특별하다.

순례길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길.

낯선사람에게서 따듯함이 느껴지는 길

우리가 순례길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유는 이처럼 간단하다.

나는 다시 순례길에 오를 것이다.

같이 여행했던 식구들 정말 행복하고 너무나 행복했던 여행이었습니다.

너무나 행복해서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제 인생 최고의 여행이었습니다.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