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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환대, 뉴팅거리 백파호텔
작성자 최*희
작성일 2018.05.28


 환대 ㅡ뉴팅거리 백파호텔

 

 

                                                   2018. 5. 21. 22:36
 

 

 

시가체에서 라체 경유 뉴팅거리까지 오는데 버스로 6시간 걸렸다

해발5000미터 넘는 산을 넘었다

건기라도 히말라야 영봉이 오늘처럼 맑게 보이는 날은 드물다고 하면서

현지 가이드는 이번 여행팀이 복이 많다고 한다

숨이 차고 머리가 욱신거리고 속이 메스껍다

그래도 견딜만했으니 경미한 셈이다

 

 

 

식당음식은 먹을만했는데 며칠 중국식으로 먹으니 어쩐지 손이 안 간다

인솔자가 참 센스 만점이다

과하지 않은 섬세한 배려, 어린 사람의 감각이 어쩜 이렇게 고급스러울까

오늘도 시가체 노천시장을 둘러보고

버스에 오를 때 일행과 과일을 좀 샀으면 좋겠다고 얘길했지만 어디서 어떻게 사야할지

난감하기도 하고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 인솔자가 어찌 알았는지 벌써 사놓고

사과 한알 바나나 하나씩 돌렸다

세심함에 감탄했다

 

그런데다

한국에서 된장에 박은 깻잎 무말랭이무침 일미무침 멸치볶음 같은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는 끼니 때마다 내놓는다

처음 이틀 정도까지는 중국음식을 호기롭게 먹었는데 사흘째 되는 날부터는 입맛이 떨어졌다

딱 그 타이밍에 한국 반찬이라니!

 

 

 

숙소에 왔는데

일렬 단층에 평평한 옥상에 돌담같은 게 둘러쳐져 있다

거쳐온 호텔 중 가장 현지다운 호텔

뉴팅거리 백파호텔이다

인솔자는 혹시 허술해서 일행들이 실망할까 걱정했겠지만, 천만에 나는 참 맘에 들었다

우리나라 80년대 중학교 교복 같은 걸 입은

앳띤 소녀들이 이 호텔 직원인가 보다

이 깡촌에 단체가 들어왔으니

전직원이 다 나와 반긴다

가방을 끌어주고 생수를 나눠주고

방을 안내해준다

햇살만 가득하던 호텔 마당이 모처럼 북적였겠지

아무튼 소박하고도 때 묻지 않은 지극한 환대!

 

내 케리어를 옮겨다준 소녀직원이 커텐을 열어제치자 아!!!

파릇한 싹을 틔운 나무와 갈색 봉우리들이

창틀 안에 한 폭 그림으로 담겨있다

대충 얼굴만 씻고 침대에 누웠다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창밖 풍경을

고요히 본다, 홀로.

 

해발4000고지니 체온유지가 필수

여행사에서 나눠준 일인용 전기장판이

빛을 발하네

여기는 으실으실 춥다

케리어 바닥에 있던 페딩을 꺼내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