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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상 제일 높은 곳에서 맞는 부처님 오신 날
작성자 최*희
작성일 2018.05.28


세상 제일 높은 곳에서 맞는 부처님 오신 날

 

                                                                                                       2018. 5. 22. 19:13

요즘 티벳은 '사가다와 달'이라 해서 명절 기간이다
한달간 부처님 오신 뜻을 새기고 함께 기념하는 것이다
거리에 마니차를 돌리며 지나가는 사람들
사원마다 참배객들이 넘쳐난다

한달간 이들은 육식을 일체 금한다
평소에도 티벳인들을 물고기는 먹지 않는다
물속에서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를 깨어있는 의식의 상징이라 여긴다
물고기를 먹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긴다

이방인들에게는 하나의 문양 정도로 보이는 그림들이 이들에게는 영적인 길로 가는 길잡이다
이런 그림들이 생활 환경 어디에나 있다

세상은 보는 눈의 깊이마다 다르게 비쳐진다 만다라는 부처의 눈, 즉 법안으로 본 세상을 형상화한 것,  만다라는 위의 문양처럼 심플하게 도상화되기도 한다

티벳인들의 상상력의 원천은 부처님의 세계다
정교한 조각과 화려한 탱화 진귀한 보석과 수천 톤의 금으로 장엄해놓은 부처님과 역대 라마들의 조상들은 그야말로 경외감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일행 중 한분이 "티벳인들은 먹고살기도 그렇게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사원은 이렇게 화려하게 해놨을까요?"
당연한 의문이다
아니 의문이라기보다는 반박처럼 들린다. 정신적 가치니 뭐니 해도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이 판치는 곳에서 온 우리의 눈에 티벳인들의 삶은 터무니없는 면이 있다

물질적  부로 따지자면 그들이 우리보다 부자이겠는가? 다만 가치의 중심이 어디 있느냐가 문제겠지

가이드의 말로는 티벳인들은 주로 유목,농사,공업에 종사하는데 유목민이 게중 재산이 많다고 한다.  야크 한 마리당 우리 돈으로 200만원 정도, 많이 기르는 집은 상당한 재력을 가졌다고 볼 수있다
그런데 이들은 여름이면 산에서 야크를 방목하고 겨울 한철 잠시 마을에 내려온다
돈이 별로 필요하지 않는 삶,  그들은 돈이 생기면 사원에 보시한단다
척박한 삶의 조건,  남루한 차림새의 사람들과 정교하고 화려하기 이를데없는 궁과 사원은 겉으로보기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종교를 아편이라 여기는 사회주의는 궁과 사원이 인민을 착취한 결과물로 봤고 실제로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들의 무차별한 파괴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찔하다.  설익은 사람일수록 그에게 세뇌된 사상은 무서운 무기로 둔갑한다

삶으로 실현하는 불법,  일상 속 불교 그것이 불교의 마지막 귀착지 밀교 정신이 아닌가
티벳인들의 삶과 불교는 둘이 아니다
그러나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레나가 자본에 의해 서서히 와해되는 라다크의 공동체를 보면서 안타까워했던 바로 그 풍경이 티벳에서도 펼치지고 있다

오늘은 한국에서 부처님오신 날
연등 달고 절에 가서 비빔밥 먹고 봉축법요식 잠시 참석하고 집에 와 쉬는 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부처님오신 날을 맞는다. 상투적이고 진부해져버린 이 날의 의미를 새로 느껴보라고 나는 여기 있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