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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트레킹] 걸을 수록 그리운 섬, 울릉도/독도 4일
작성일 2021.08.17
작성자 김*희
상품/지역
도보/국내여행울릉도/동해안/중부

울릉도 트레킹이 나에게 준 선물

김영희

‘섬이 된 산’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해 준 대로 울릉도는 지상으로 우뚝 솟아 있으며 해저로도 수천 킬로미터 이상 뻗어 있는 남성성이 강한 섬이다. 울릉도 여행을 하고 나면 적어도 일 년 동안은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믿거나 말거나 한 스토리의 하나라고 웃어 넘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과연 울릉도 트레킹의 경험은 강렬한 잔상으로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 3박 4일의 울릉도 여행이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네 가지가 있다.

극한 배 멀미 경험의 가치
울릉도에 입도하려면 먼저 하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풍랑이 거세면 배가 뜨지 못하므로 일단은 날씨예보를 확인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이번 울릉도 여행도 태풍의 영향으로 파도가 높아서 하루가 연기되었다. 당일 아침에도 배가 두 시간 이상 지연되어 울릉도에 들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여객터미널에서 대기하던 많은 사람들은 배가 출발한다는 방송에 환호를 지르며 신나는 발걸음으로 배에 올랐다. 그때까지는 앞으로 다가올 멀미가 얼마나 큰 고통인지 상상도 못하며 그저 울릉도에 입도할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으로 모두가 들떠 있었다. 배에 탑승한 사람들을 살펴보니 광복절을 코앞에 두고 있어서 인지 태극기 머리띠를 한 중년의 아주머니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한 글자씩 티셔츠에 새겨서 단체티를 입고 있는 대가족, 태권도복을 입고 있던 초등학생 팀, 등 다양한 군상들로 가득했다. 항해가 시작되고 10여분 동안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이 파도를 타고 넘는 것을 즐기는 환호가 군데군데에서 들려 왔다. 하지만 계속되는 흔들림에 모두들 각자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남편과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수상스포츠를 즐기고 모터보트를 타본 경험이 많은 남편은 파도를 넘으며 넘실거리는 배의 움직임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물을 무서워하고 배를 타 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 배의 흔들림 자체가 온몸의 세포에게는 고통 그 자체였다. 약 4시간의 승선시간 동안 내 위장 속에 있던 모든 것을 쥐어짜내어 한 방울도 남김없이 멀미봉투에 게워냈다. 주변에는 절반이상의 사람들이 남녀를 불문하고 멀미의 고통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아도 되었을 극심한 고통이었다. 흔들리는 배에서 멀미를 하면서 “언제 쯤 이 고통이 끝날 수 있을까? , ‘일체유심조’,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 고통을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겠다. 등의 생각을 했다. 이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치를 가진 것이라 생각된다. 이 후 독도행 왕복 승선과 포항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여전히 배는 흔들렸지만 첫 번째의 강렬한 배 멀미의 경험과 비교되어 견딜만한 아니 즐길만한 승선 경험으로 느껴졌다.

언어 수집하기
입담 좋고 귀여운 버스기사님의 설명은 울릉도 여행의 감칠맛을 더해 주었다. 기사님의 설명으로 울릉도의 지명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동, 사동, 도동 등이다. 죽도는 새끼소를 데리고 들어가서 약풀을 뜯어 먹고 자라게 두었다가 커지면 소를 실어 나르게 힘들어서 소가 죽어서야 나오는 섬이라고 하여 죽도라고 불리어 진다는 것이다. 울릉도 소는 약초를 뜯어 먹고 자라서 약소라고 불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동은 모시를 많이 재배한 곳이라는 뜻이고, 사동은 모래사장이 있는 곳, 나리분지는 섬말나리 꽃이 많은 지역이며, 내수전길은 내수씨가 밭을 사람들에게 나눠 준 곳이라는 의미이고 대풍감은 바람을 기다리는 곳이어서 한여름의 끈적한 땀을 시원하게 말려주는 곳이었다. 부지깽이 나물은 나물을 말린 후 불을 피울 때 사용했다고 하여 이름이 지어졌고, 명이 나물은 한겨울에 먹을 것이 부족할 때 생명을 이어준 귀한 나물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장소와 나물 이름 등을 통해 지명과 나물 이름 등의 뜻을 배우게 되는 것도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귀한 선물이다.

오감 만족 먹거리
울릉도의 두 가지 대표적인 먹거리는 오징어와 나물이라고 한다. 오징어는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요즘은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잘 잡히지 않아서 오징어잡이와 관련된 선장, 선원, 손질해 주는 아주머니들, 식당, 등 관련 산업이 모두 쇠퇴하여 울릉도의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 날 점심 메뉴가 오징어물회 였는데 막상 음식을 받고 보니 오징어가 귀해 다른 생선으로 대체하여 제공받았다. 울릉도 여행 중에 매 번 식사 때 마다 부지깽이나물이 나왔다. 매 번 먹어도 맛있어서 울릉도하면 부지깽이 나물이 연상될 정도로 대표적인 나물임에 틀림없다. 독도새우와 약소구이도 맛보았는데 비싸긴 하지만 귀하고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어서 개인적인 취향과는 상관없이 한 번은 체험해 볼 가치가 있는 음식이었다. 울릉도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서 무엇보다도 맛있었던 것은 버스기사님의 사모님이 텃밭에서 기른 채소와 현지의 생선을 재료를 사용하여 어머니의 마음으로 만들어 주셨던 정식이었다. 식사 준비의 수고로움을 알고 있는 주부로서, 아침마다 정성스러운 9첩 반상 받아들 때 마다 감사와 송구스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혀로 맛보고 향기를 맡고 눈으로 보고 정성을 마음으로 느끼는 등 오감을 충족시켜 주는 먹거리로 한 끼 한 끼가 행복했다.

느린 여행; 트레킹과 독도 탐방
이번 여행의 목적은 울릉도 문화 관광이 아니라 울릉도의 자연과 성인봉을 트레킹 하는 것에 있었다. 내수전에서 석포옛길은 호젓한 산책길의 느낌으로 울릉도의 자연 생태를 즐길 수 있었고, 행남 옛길은 도로가 생기기 전에 현지인들이 왕래하던 옛길이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 싸리대 터널 등 옛사람들이 등짐을 지고 장에 왕래하던 것을 상상하며 걸어 보았다. 향목 옛길은 인적이 드물어 풀들이 마구 자라 있어서 현지인들도 잘 가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트레킹을 끝내고 마을로 내려오니 오징어를 판매하는 가게의 사장님이 엄지를 치켜드시면서 풀숲을 헤치고 걸어온 용기가 대단하다고 칭찬하셨다.
울릉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성인봉을 올라 나리분지로 내려오는 트레킹이었다. 해발 984미터의 성인봉에 10명의 동행인과 같이 올라갔다. 일행들이 서로를 독려하면서 가장 느린 사람이 앞에서 자신의 속도로 가면 뒤에 사람들은 그 사람의 속도에 맞춰서 이동하였다. 각자 속도가 달라서 갑갑하게 느껴진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조용히 원시림을 즐기면서 걸어갔다. 가끔씩 가이드가 동충하초, 야생화, 숲의 생태를 설명하면 귀 기울여 듣고, 사진을 찍으면서 등정 그 자체를 즐기면서 성인봉에 도착하였다. 성인봉의 한자가 聖人이어서 깜짝 놀랐다. 우리 일행이 산행하면서 보여줬던 모습이 성인(聖人)의 모습과 조금은 닮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운이 좋았던 것은 독도에 배를 타고 가서 접안할 수 있던 것 것이다. 일 년에 50일 정도 날씨가 맑은 울릉도에서 독도를 갈 수 있는 것은 날씨와 파도 등 모든 것이 받쳐 주어야만 가능하므로 우리 모두가 삼대가 덕을 쌓은 사람들이라고 다들 얘기했다. 광복절에 즈음하여 독도를 탐방할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얼마 전에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12권을 완독한 뒤라서 독도 탐방의 경험이 더욱 마음에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

여행 전과 여행 후
시간, 돈, 에너지를 들여가면서 여행을 가는 이유는 ‘여행 전의 나’와 ‘여행 후의 나’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여행하면서 타인의 경험을 배우기, 트레킹을 통해 힘든 여정을 끝마치면서 얻는 성취감, 대자연 속에서 나와 자연이 상호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 등을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다. 편안한 일상 속에서 반복적이고 예상 가능한 삶을 살아가다가 가끔은 여행을 통해 불편하고 예측불가능하고 힘든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이 내 삶을 훨씬 입체적이고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의미 있는 여행에 도움을 준 카리스마짱 과장과  묵묵히 도움주신 대리, 귀요미 버스기사님, 울등도 혜초 사장님 내외분, 동행하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평점 5.0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정보
작성자 안*영
작성일 2021.08.18

안녕하세요. 혜초여행 입니다.

 

혜초여행과 울릉도 독도 여행 함께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상세한 여행 후기에 저도 다시 한번 울릉도를 여행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직 울릉도, 독도를 다녀오시지 않은 분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울릉도, 독도에서의 소중한 추억 오래오래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혜초포인트 15,000점을 적립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혜초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