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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여행사와 여행인
작성일 2009.04.17

 


작은 규모의 여행사를 검색해보면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배낭여행을 여러 차례 하다가, 여행사를 설립하게 되었다는 동기를 가진 여행사들이 적지 않다. 물론 설립 동기는 좋지만 일부는 여행사와 여행인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여행인은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여행 경험과 정보를 조건 없이 주어 여행자가 좋은 여행을 하는 것으로 보람을 찾지만, 어떤 사람은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여행 철학과 더불어 자기만의 여행 노하우를 여행자에게 알려준다는 투철한(?) 정신으로 여행사를 설립하는 사람도 있다. 마치 자신은 여행사 일을 할 사람이 아니지만 한심한 여행상품으로 여행자를 우롱하는 여행사들에게서 여행자를 해방(?) 시키기 위해 희생정신(?)으로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 설립의 목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행사에 근무한 경험이 없으니 여행사 운영에 따른 메카니즘을 알리도 없을 텐데, 초심의 자세로 여행상품의 내용을 탄탄하게 하고, 낭비를 줄여 경비를 낮추며,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는 노력보다는 기존의 여행사를 폄하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한다.

그나마 여행사 사업자 등록을 한 경우는 봐 줄만 하지만, 포털사이트에서 카페를 만들어 전문 여행인을 자처하며 불법으로 여행사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가관이다. 자신의 부족함은 감추고, 기라성 같은 여행사를 오히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호도하며, 비방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여행문화의 발전으로 그들의 밑천인 자기만의 여행노하우는 채 1년도 안되어 바닥이 나고, 외치던 여행철학은 이미 사라졌으며, 급기야는 그렇게 매도하던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카피하기에 급급하다.

아마도 사회적으로 여행사의 신뢰도가 높지 않은 이유 중에 여행사를 호도하면서 자신을 높이려는 이들의 영업행태도 크게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어떤 사회에서든 협객이 꼭 있다는 진실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고, 익지 않은 벼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처럼, 남보다 여행을 조금 더 해서 알게 된 얄팍하고 가벼운 지식으로 여행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그들이 폄하하는 여행사에는 경험이 더욱 많은 진짜 여행인이 대거 포진되고 있는 것도 모르고...

나는 올해로 여행사 운영 경력이 23년째 이다. 하지만 경력이 늘어날수록 고객을 만족시키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여행상품의 개발이 전부인 줄 알았지만 개발된 상품에 맞는 호텔, 차량 그리고 상품의 개발 의도에 맞는 가이드의 발굴과 교육이 중요하며, 나아가 좋은 조건의 저렴한 항공료는 더욱 중요하다. 이외에도 여행상품의 기획부터 운영되기까지 많은 부분이 고도의 정보력과 협상력이 요구되며, 또한 이 모든 것을 실행시키기 위한 운영자금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암벽, 빙벽등의 전문등반을 시작하였고, 군대를 다녀와서는 에베레스트를 비롯 히말라야의 고산들을 등반한 것은 물론 지구의 오지라는 곳까지 많이 여행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여행경험이 결코 좋은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것에 도움이 될 뿐이지 좋은 여행사의 운영과는 거리가 멀다.

고객에게 보람과 함께 아름다운 여행을 제공하는 여행사를 운영하고자 하는 자질은, 결코 남보다 여행을 더 많이 해 보았다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여행을 많이 해 본 사람, 항공관련 경험이 많은 사람, 고객관리에 탁월한 기술이 있는 사람, 현지의 호텔과 차량 등 수배를 잘하는 어학이 뛰어난 사람 그리고 여행상품 개발과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자본의 확보 등이 모두를 아우르는 여행인이 진정 올바른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건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