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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Wild West) 미서부 트레킹의 하이라이트! 그랜드캐년 협곡 트레킹! (2)
작성자 박*훈
작성일 2014.07.30

내리막 길에서 보이는 콜로라도 강과 서스펜션 브릿지의 모습


현재 해발고도와 온도!

아직 가장 더워질 시간도 아니고, 전체 일정의 반도 오지 않았는데... 온도는 벌써 40도를 넘어있다.
(때는 6월 중순)

내리쬐는 태양이 정수리를 달구기 시작하였고 한국에서 본격적 더위에 적응되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사광선에 무기력 해지기 시작한다.


11:43 AM, 섭씨 43도 기록 중


손바닥만한 그늘이라도 보일 때면 모두가 본능적으로 그 속으로 몸을 숨긴다.

물을 길을 수 있는 곳도 정해져있기 때문에 지금 가지고 있는 물을 효과적으로 섭취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쳐해질 수 있다.


그늘이 반가운 손님들의 모습



"벌컥 벌컥!" 이미 몇분은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몸이 원하는대로 물을 들이키는 중이다.

입안과 목젖을 충분히 적신 후 조금씩 천천히 넘겨야 이 상황을 견딜 수 있지만 생전 처음 만나는 무더위에
이미 신체는 생존 본능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손님들은 보통 해외 고산 트레킹의 경험이 많은 배테랑들이지만 협곡의 더위는 고산에서 겪는 추위와
고소증세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다.


산소 부족으로 머리가 조여오는 듯한 느낌과 직사광선으로 인하여 서서히 뜨거워지는 것은 고통 자체가 달랐다.

고산에서의 두통이 극한 환경속에서 뇌와 몸속 장기가 그것에 적응해내기 위해 붓고 예민해지는 느낌의 고통이라면
캐년 속의 열기는 마치 적응마저 포기하고 움직이지 말라는 듯 온몸의 기능을 스톱시키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체내 수분은 건조한 태양에 의해 바싹 말라 버리는 느낌이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열사병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앞서 언급한 일반산행과 캐년 트레킹의 차이에 의한 신체반응마저 몇몇 손님들에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리 쥐내림 현상!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내리막을 4시간 정도 걸은 후 평지를 지나 오르막을 걸어야
하는 다리는 낯선 패턴의 근육 사용과 피 쏠림 현상으로 고통을 수반한 경련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산'만 다녔었고 신체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최초 모객된 그랜드 캐년 트레킹 일정에 참석하신 노부부께서 지속적으로 쥐내림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열사병 초기 증세까지...

열사병 초기증세는 물을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게 되며 무기력증과 졸음!
구토, 두통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손님들을 드리기 위해 여분의 수통을 준비하였지만 진작 바닥을 드러내었다.
'아뿔싸.. 물이 없다.. 이제..'

전체 인원 15명! 이대로 전원이 함께 오르게 되면 나머지 분들도 위험해지게 된다! 결정을 내렸다!

"지금부터 약 두시간 정도 오르게 되면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장소가 나옵니다!
나무도 우거져 있어서 충분히 쉴 수 있는 장소이니 뒤는 걱정하지 마시고 먼저 올라가세요!
제가 어르신들 안전하게 모시고 올라가겠습니다!"


콜로라도 강가에 다다르면 다시 1200m 이상 고도의 산을 올라야 하는 것이다.


일행과 떨어져 걷기로 결정내린 후 노부부께서도 다른 일행분들과 걷는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과
미안함, 불안감이 조금은 해소되시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박대리~ 미안해~! 내가 괜히 여기 따라 온다고 해서... 박대리 미안해.."

그래도 어르신께서는 없는 정신에 거듭 거듭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이신다.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내 머리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중이었다.
브라이트 앤젤 서스펜션브릿지를 건너 인디언가든으로 가는 방향으로 약 1~2시간 정도 걸어야 하얗고
고운 사구를 통과할 수 있다.

이 길을 걸을 때가 가장 더울 때이고 복사열로 인해 호흡하기도 쉽지 않다. 모래둔턱은 한 발 한 발 뒤로
잡아당기는 느낌 마저든다.

이곳을 지나야 본격적 오르막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 콜로라도 트레킹 개념도


두분이 누워서 쉬실 수 있는 곳을 찾아 판초우의를 깔아드리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실 수 있게 눕혀드렸다.

그리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물을 얻기 시작했다. 그마저도 두분의 탈수증세를
회복시키기에는 부족하였다.


어르신들께서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휴식 하시는 모습


걷고 쉬고.. 걷고 쉬고를 반복하여 인디언가든 부근까지는 왔다. 이제 더는 못가시겠다고 하신다.
보통 때 같으면 이쯤에서 점심 식사를 해야할 거리인데 시간은 이미 오후 6시 정도가 되었다.

<하늘이 돕고 땅이 도왔다!>

우리 앞에 지나가던 한국인 대학생 두명이 오늘 인디언가든에서 묵는다고 한다. 괜찮으면 같이 자고
함께 새벽에 오르자고 권한다.

어르신들은 상당히 미안해 하시면서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셨고 신세진 김에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고
자리에 드셨다.


인디언 가든 캠프그라운드에서 만난 방울뱀 사진


내가 판단하기에도 더 이상 오르시는 것은 무리이다.

나머지 손님들이 걱정되서 인디언 가든에서 브라이트 앤젤 트레일 해드까지 쉬지 않고 올랐다.

많은 분들이 걱정이 되시는지 숙소로 복귀하지 않으시고 기다리고 계셨다!
인솔자의 안전을 확인한 손님들은 일제히 탄성과 환호를 지르신다.

이렇게 혜초트레킹의 첫번째 기획, 3일차 일정은 한편의 드라마와 같이 전개되었고, 어르신들은 1박 2일에 걸쳐
그랜드 캐년을 오르셨으며, 나 역시 그 속에서18시간을 체류하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대자연 앞에서의 겸손한 마음과 인솔자의 책임감...'

산행과 협곡 트레킹의 차이점은 위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