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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못 올랐지만 잘 올랐다! 후지산 등정 3일 190713~15
작성자 안*영
작성일 2019.08.05

안녕하세요. 혜초여행 안준영 사원 입니다. 

 

2019년 7월 13일 ~ 15일 2박3일의 일정의 후지산 등정 소식 전해드립니다.

 

이번 7월 13일 팀은 11일 팀을 13일에 시즈오카 공항에서 배웅하고, 바로 13일 팀 8명을 모시고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상악화로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산행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일차 : 인천공항 → 시즈오카 공항 → 후지노미야 후지산 고라이코 산장

트레킹 시간 : 2시간 / 거리 1.2km


▲ 1일차 5합목에서 신7칠합목까지 오르는 중간의 6합목 산장, 운카이소에서. 

 

7월 13일 팀은 11일 팀보다 출발이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기상 예보에도 야간 트레킹을 하는 시간만큼은 등산지수가 A등급이 나와서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 6합목에서 신7합목이 보일 정도이니 저번 팀보다는 확실히 날씨가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고라이코 산장 도착 때까지 부슬비가 내렸지만 먼지가 나지 않고, 몸도 거의 젖지 않을 정도로 딱 기분이 좋았습니다.

 

▲ 석식 식사도 아주 맛있게 먹었고, 산장도 눅눅하지 않아서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할 수가 있었습니다.

13일은 토요일이었고, 일본 사람도 많고 타 여행사를 통해서 온 한국 팀들도 많았습니다. 저희 혜초 팀은 새벽 산행 도중 날씨가 나빠질 것을 예상하여 새벽 1시보다 더 빨리 움직이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오후 11시에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2일차 : 후지산 신7합목 고라이코 산장 → 후지산 정상 → 후지산 5합목 주차장 → 하나노유(중식 식사 및 온천욕) → 후지산 유네스코 센터 → 시즈오카 시내 숙소

트레킹 시간 : 8시간 / 거리 8.6km


▲ 결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7월 13일 팀의 최종 종착지는 3776m의 후지산 정상이 아닌 3460m의 9합목 만년설 산장입니다. 

산행 시작 후 2시간부터 날씨가 극심하게 악화되었습니다. 원조 7합목을 지나 8합목 부근을 지날 때부터였습니다.

 

새벽 1시 반쯤에 저희 팀은 가까스로 24시간 운영하는 9합목 산장에 들어왔습니다. 9합목 도착 시간은 예상대로였습니다.

이후 여기에서 1시간 가량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8명 중 한 명의 낙오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9합목 산장에서 여성 한 분은 체력 방전이 되어 진행이 어려운 상태였고, 절반 정도가 저체온 증세를 보였습니다. 

심지어 바람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미 고어텍스 등산화까지 흠뻑 젖은 상태에서 저희는 더 이상 트레킹을 진행할 의지도 없었고, 기상 악화로 진행해서도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장의 하산조차 위험했기 때문에 날이 밝을 때까지 산장에서 대기한 후, 바람이 그나마 잦아들면 하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현지에서도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고라이코 산장에 도착해보니 다른 한국 팀은 이미 아침 식사까지 마치고 산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팀들은 원조7합목, 트레킹 1시간도 안 되어 복귀해야만 했던 겁니다. 

 

▲ 바로 앞에서조차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안개. 

 

7월 14일 새벽, 후지산에서 가장 높이 오를 수 있었던 고도는 3776m가 아닌 3460m였습니다. 단 한 명의 부상자, 낙오자 없이 트레킹을 마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우리는 대단한 산행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최고봉 후지산을 너무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산행이었습니다. 

 

▲ 산을 내려오니 구름이 걷히는 것 같았지만, 후지산 밑에서도 끝내 후지산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3일차 : 시즈오카 숙소 → 시즈오카 공항


여행을 마치며

못 올랐지만 잘 올랐다! 

 

이번 후지산 트레킹에서는 실시간으로 기상예보를 확인하고, 예상되는 기상 악화에 앞서 트레킹 출발 시간을 앞당겨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을 올랐다가 왔다는 것, 최선을 다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생각됩니다. 함께 해주신 분들도 등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되었기 때문에 정상 등정 포기를 바로 이해해주실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만 1순위 목표는 언제나 "안전"입니다. 그 점을 십분 이해해주신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