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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프리카 1 <아프리카 속으로>
작성자 서*도
작성일 2017.03.23


 

 

 

난 언제나 여행을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쉽게 마음을 정하는 편이다

적어도 모든 근심과 걱정을 혼자 짊어진 듯 고민하지는 않는 타입이다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쉽게 결정하고 한번 마음 먹으면 실행에 옮기는 편이랄까

하지만 여행을 떠날 때면 업무적 특성 상 몇달 전부터 사전 준비는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나의 업무적 공백을 메워줄 대리인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에 간단히 문을 닫아버릴 수도 없으니 마땅한 마련의

조치는 필요한 것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남아프리카공확국, 나미비아 등 5개국이다

물론 추위를 지극히 싫어하는 나의 특성상 따뜻한 곳을 찾다보니 결정한 국가들인데

빅토리아폭포, 나미브 사막, 야생동물, 케이프타운 등을 보고자 함이다

막상 가야할 곳을 결정하고 준비를 해나가는 동안 찜찜한 구석도 없지 않았다

모기에 물려 자칫 말라리아에 걸리는 건 아닐까?

심지어 아프리카는 단지 황량한 대륙일 뿐이란 나의 선입관으로 인해 이번 여행이

공연한 시간 낭비로 그치고 말 것이란 의구심마저 가졌다

 

허나 세상사 모든 일이 그러하듯 직접 보기도 전에 미리 섣부른 결정을 내리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경우가 많던가

아무리 싫어 보이는 사람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기고,

전혀 관심이 없던 일도 한번 직접 경험을 해본 후에는 완전히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듯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떠난 여행에서 의외로 대만족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 떠나보자

적어도 여태 밟아보지 못한 대륙의 새로운 풍경은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그리고 지금 아프리카에 가면  춥지는 않을 테니  최소한 비접의 목적만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프리카에 가기 전 내 마음은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 별반 기대도 설렘도 없는 그런 상태에서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는....

아~~~

아프리카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지했던가

지금부터 나의 편견을 단번에 깨버린 아프리카 여행의 단면이라도 들춰 내보이려 한다

 

 

 

2얼 11일

토요일 근무를 13시에 끝내고 바로 김해공항으로 향한다

김포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간다

 

19 : 35 출발 예정이던 홍콩 발 아시아나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20 : 10 출발의 대체 비행기로 변경된다는 연락을 출발 하루 전 받았다

이런 낭패가 없다

 

이미 항공편 예약까지 끝낸 상황에서 이같은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은 다음편 비행기의 환승에 차질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홍콩 공항에서 요하네스버그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한 환승시간이 채 50분이 되지 않는다

사람이야 서둘러 뛰어 탑승구가 닫히기 전에 탈 수 있겠지만 수하물이 제대로 환승편에 실리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대개 1시간 30분 정도의 여유는 되어야 수화물이 실리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다

"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

 

 

 

< 요하네스버그 O.R.Tambo공항 >

 

홍콩~요하네스버그 간 13시간 30분의 비행 후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내리고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스 공항 행 비행기로 환승하기 전 수하물이 실렸는지 확인하니 제대로 실렸다고 한다

"하쿠나 마타타 " 주문이 먹혀든 것이다

 

" 하쿠나 마타타 "는 스와힐리어로

" 괜찮아, 다 잘될거야 (It`ll be Okay) "의 의미이다

 

< 요하네스버그 ~ 빅토리아폴스 항공편 >


 

< 요하네스버그 전경 >


 

 

요하네스버그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스 공항을 향해 1시간 30분 동안 운항을 했다

창가에 앉았던 내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내려본 풍경은 온통 끝간데 없이 펼쳐진 녹색의 평원이었다
아프리카는 메마르고 황량한 땅이 대부분일 거라는 막연한 선입관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광경에 난 적잖이 놀랐다

 

영화 `Out of Africa`에서 데니스(로버트 레드포드)가 카렌(메릴 스트립)을 그의 경비행기에 태우고

아프리카의 고원평원을 날며 보여주던 모습과 흡사했다

이 영화에서 그 둘은 이 비행 후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사이가 아닌 연인의 관계로 급속 발전하게 된다

 

내가 그동안의 비행에 따른 피로를 느끼며 설핏 눈을 감았을 때

귓가에는 영화의 배경음악이기도 했던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Mozart Adgio Form Clarinet Concerto)가

잔잔히 들려오는 것만 같았고, 나 또한 나의 카렌를 경비행기에 태우고 아프리카 평원을

한없이 날고있는 착각 속으로 빠져 들었다

물론 Out of Africa가 아닌 Into Africa의 착각 속으로....

 

 

 

<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 공항 >

 

① 김해 ~ 김포(김포~인천 버스),

② 인천 ~ 홍콩,

③ 홍콩 ~ 요하네스버그,

④ 요하네스버그 ~ 빅토리아폴스

근무지를 바로 나서 4번의 비행기를 갈아 탄 후 36 시간 만에 목적지 빅토리아폴스에 안착한다

 

 

 

빅토리아폭포나 도시 이름이 모두 빅토리라폴스(Victoria Falls)로 동일하다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공동비자,

발급비용은 95$이다

이 비자를 받기 위해 공항에서 3시간씩 기다렸다는 말을 들었기에 신경이 쓰였지만 일사천리로 통과한다

 

버스커(busker)

 

공항을 빠져나오며 한 무리의 전통 음악단이 펼치는 격렬한 환영 인사를 받으니 내가 정말 아프리카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 킹덤호텔 >

 

빅토리아폴스에 호텔이 세 군데인데 그중 킹덤호텔에 여장을 풀고 휴식부터 취한다

호텔은 땅값 걱정이 전혀 할 필요 없는 나라여서 인지 엄청 넓은 부지에 마치 궁전처럼 지어져 있다


 

 

 

 

 

 


 

잠베지강 선셋 크루즈(Zambezi River SunCruises)

 

 

잠간 휴식을 취한 후 저녁 시간이 가까워질 쯤 잠베지강 선셋 크루즈에 나선다

 

 

빅토리아폭포를 흐르는 강이 잠베지강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4번째로 큰 강이다

아프리카를 관광하는 목적 중의 하나는 다양항 야생동물들을 직접 보는 것이다


 

크루즈를 하는 동안 와인, 맥주, 소프트 드링크가 무한 제공된다

 

 


< 악어 >

 

동물원에서 동물을 보는 방식에만 익숙해져 있던 난 아프리카의 야생에서도

동물원을 구경하듯 언제나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만 생각했다

온실에서 자란 아이가 바깥 세상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듯 동물원 관람이 고작인

나의 시선은 야생생태계에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 하마 >


 

 

저멀리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은 빅토리아폭포의 물방울이 튀어 날려 형성된 것이다

내일 마주하게 될 빅토리아폭포의 위용이 자못 기대된다

이렇게 커다란 기대없이 찾은 여행이었건만 어느새 난 서서히 아프리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