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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프리카 11 <나미브사막 데드플레이>
작성자 서*도
작성일 2017.03.23


 

 

 

Dead Vlei (원. 데드플레이 /영. 데드블레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도시락을 받아 4시 45분 숙소를 출발한다

나미브 나우클루프트국립공원(Namib Naukluft National Park) 입구까지 약 1시간 이동거리인데

역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데 차량의 공조계통 이상으로 실내로 유입된 먼지때문에 새벽부터 목이 칼칼하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고 안내문에

입장  :  sunrise,  퇴장  :  sun라고 씌여있다

 

해가 뜨기를 30분 정도 기다리며  출입문 앞에서 시위하듯 웅성거리니 

마지못해 일출 전에 문을 열어줘 통과한다

 

 


 

< 일출 >

 

출입구부터는 포장길을 따라 60 km,40분을 더 차량으로 이동하여 소서스플레이(Sossusvlei)에 도착한다

 

 

 

버스를 내려 공원 차량으로 바꿔타고 사륜차량만 운행 가능한 비포장도로를 5 km, 10여 분 더 이동하여

오늘의 목적지 데드 플레이(Dead Vlei)에 도착한다

 

 

 

 

 

데드 플레이(Dead Vlei)

 

플레이(Vlei)는 아프리칸스로 습지, 호수의 의미로 영어 dead와 아프리칸스 vlei의 합성어이다

오래 전 이 곳을 흐르던 차우찹강(Tsauchab)이 범람하며 이곳에 물이 고이며 camel-thorn trees가 자라났다

이후 기후 변화로 이 지역이 메마르고 모래 듄이 쌓이며 강물의 흐름이 막혀버리자 자라던 나무는 고사되고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데드플레이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듄(Dune)인 ` Big Daddy (Crazy Dune, 325m)를 올라

데드 플레이를 조망하려 한다


 

 

일출과 일몰 때의 사진이 제일 좋다

공원 입장과 퇴장이 각각 일출, 일몰이니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공원 내에서 숙박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데

다른 숙박시설이 없으니 캠핑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나같이 캠핑 장비는 고사하고 코펠, 버너 하나 없는 놈한테는 남의 이야기이다

 

 

햇살이 낮은 각도로 비칠 때 듄 능선을 기준으로 반음반양이 되어 멋진 모습이 연출된다

현재 일출이 약 30분 지난 시각이지만 그런 대로 볼 만하다


 

 

데드 플레이를 완전하게 에워싼 듄과 하얀 바닥(clay & salt pan)과 고사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닥은 형성된 지 1000년이 지났다

 

 

 

모래 위에 누군가 꽃무늬를 그려 놓았다


 

 

작가는 도마뱀이었다


 

 

 

사람 발자국은 밤이면 지워진다

바람 때문이다

듄의 모양도 매일 조금씩 변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이 반대쪽보다 경사가 완만한 건 당연한 이치이다


 

 

고도를 높일수록 데드 플레이의 모습이 더 잘 보인다


 

 

다른 지역보다 이곳 듄의 모래는 더 붉다

모래 속 산화철과 가넷(garnet) 성분 때문에 붉어보이는 것이다

 

나미브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인 바

수천년에 걸쳐 철이 산화된 것이다


 

 

이곳도 작은 데드 플레이 형태인데 듄이 사방에서 침식하듯 먹어드니 언젠가 완전 모래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사진 우상쪽에 Big Daddy의 정상부가 보인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 본 모습이다

중앙의 뽀족한 곳에서 내려와 다시 오르는 중이다

 

오르는 내내 연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와~ 어찌 이런 모습이 !!! "


 

 

 

 

 

나의 발자국들

 

 

 

데드 플레이의 전경이 드러나지만 광각렌즈가 아니어서 아쉽다


 

 

 

이 지역 최고 높이의 듄인 Big Daddy의 높이가 수치상으로 고작 325m이다

해발 고도가 아니라 데드 플레이의 바닥과 Big Daddy 정상 간의 높이차를 말하는데

실제 올라보면 결코 만만한 높이가 아니다

한 발짝 오르면 반 발짝은 뒤로 밀리고 더구나 발이 모래 속으로 푹푹 빠지니

열심히 걷는다고 걸어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 걸음만 하는 느낌이다

 

미리 찾아본 자료 ` Info Namibia `에서 Big Daddy를 오르는 데 약 2시간 걸리고

 `extremely strenuous`하다고 표현되어 있길래 뭐 그 정도 높이를 가지고 허풍을 떠나고 생각했다

막상 올라보니 정상 찍을 때쯤에 나의 쎄(혀)도 만발이나 빠졌다

 

능선 좌우측 경사면이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경사가 심해 발을 잘못 디디면

몸이 옆으로 쏠려 떨어질 것만 같아 앞사람 발자국만 따라 걸었다

 

해가 뜨고 난 후에는 모래에서 반사되는 열기 또한 대단하다

한낮 시간에 맨발로 걷다가는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정도가 된다 

눈이 부셔 선글래스는 필수이고, 벌컥벌컥 들이마실 물도 필수이다
 

 

 

데드 플레이 전경,

듄에 의해 주위가 완전하게 둘러싸인 게 잘 드러난다

 

 

 

신발이 모래 속으로 푹푹 빠지니 신발 속으로 모래가 많이 들어가 걷기에 꽤 불편한데

방법은 양말을 운동화 밖으로 한 켤레 덧버선처럼 신으면 그런대로 괜찮다

 

 

 

 


 

 

Big Daddy 정상부

 

 

 

 

< Big Daddy 정상 >


사막의 열기로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Big Daddy를 올라야 데드 플레이의 전체적 모습과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Big Daddy를 오르지 않고 데드 플레이 바닥 쪽으로 직행해 사진만 찍고 돌아간다

나무는 보되 숲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격이다

 

작년 페루의 잉카트레일을 따라 마추피추에 갔을 때 사 일 동안의 트레킹으로 몸이 지쳤었지만

일행들과 떨어져 혼자 와이나피추를 올랐다

와이나피추를 올라 마추피추의 전체적 모습이 콘돌 형상으로 건축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듯이 다리품을 판 만큼 보상은 받는다

당시의 감동이 잘 먹지 못하고 고산병으로 고생했던 노고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았었다

 

 

< 스마트폰 촬영 동영상, Big Daddy 정상에서 바라본 데드 플레이 >

 

 

오를 때는 듄의 능선을 따라 올랐지만 하산은 Big Daddy 정상에서 데드 플레이의 바닥으로 직하강한다

하산할 사면의 경사가 바람의 반대 방향이어서 급할 수밖에 없는데 적어도 60도는 되어 보여 언뜻 굴러떨어질 것만 같았다

앞서 내려서는 한무리의 가족이 없었더라면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밟아 내려가려 했을 것이다

고꾸라질 것만 같던 경사면을 막상 내려서 보니 발이 모래 속으로 빠져들며 앞으로 쏠리지도 않고  안전했다

 

 

오를 때는 약 2시간 걸렸는데 내려서는 건 15분이면 족했다

오를 때와는 반대로 한 걸음 내디디면 반 걸음 미끄러지니 금방이다

 

 

흡사 캔버스 위에 그린 그림같은 풍경이다

그러기에 전세계 사진가의 로망이요 낙원으로 불리는 곳이다

 

햇빛의 방향에 따라 붉은 듄과 흰 바닥의 색감이 완전 다르게 보인다

사진을 마치 보정 처리한 것처럼 보이니....


 

 

바닥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걸어 나간다


 

 

바닥은 거북등처럼 갈라져 딱딱하게 굳어 있다

1000년 동안 물 한 모금 취할 수 없는 형벌이라도 내려졌던 것일까

인고의 세월 속에 살갗은 갈래갈래 터져버렸음이다....


 

 

바닥이 흰색인 것은 소금 때문이다

아주 먼 옛날에는 차우찹강이 대서양까지 흘렀고 바닷물이 이곳까지 밀려들었기에 소금이 쌓인 것이다

이후 사막화가 진행되었고 현재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지금은 대서양에 이르기 50km 전에 차우찹 강물의 흐름이 막혀버린 상태이다


 

 

고사목은 900년 정도 되었다

화석화 된 것은 아니다

공기가 너무 건조해 부패될 수 없었고 한낮의 사막 열기때문에 타들어 검은 색이 되었다


 

 

 

 

 

후기 인상파 이후 자신의 주관적 느낌에 따라 강렬한 색채를 사용한 화법을 야수파라고 하는데

앙리 마티스(1869~1954)가 창시자였다

그가 야외 대전시회라도 연 것일까

 

데드 플레이를 그리는데 화가는 단 네 가지 색상만 준비하면 된다

` 적백흑청 `..........

듄의 적색,

바닥의 흰색,,

나무의 흑색,

하늘의 청색.

 

 

 

1000년에 걸쳐 완성된 그림 속의 나...

또다른 1000년이 흐른 후 이 나무에는 누가와서 앉을까 ?.....

 

 

나무 이름은 camel-thorn으로 acacia 종류이다

여기서 camel은 낙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아프리칸스의 `kameelperd`으로 기린을 의미한다

기린이 이 나무의 잎을 즐겨먹어 옛날 이름은 Acacia giraffe였다


 

 

찍으면 그림이요 풍경이 되는 곳,

사진 찍는 사람이면 왜 가고싶어하는 곳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데드플레이가 이번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아프리카 여행의 방점을 찍는다
 

 

 

 

 


 

 

 

 

 

데드 플레이를 빠져 나오며 드는 느낌이란....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완전 판이한 딴세상을 다녀온 것만 같다

너무나 이색적이어서 그런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던 세상....

 

 

저멀리 듄의 능선 위를 걷는 사람이 몇개의 점에 지나지 않는다

 

 

감히 소원한다면

또다른 천 년이 흐른 후 내가 한톨의 먼지로라도 남았다면 이곳 사막에 부는 바람에 실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