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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본 가고시마 한국악 트레킹을 다녀오다 ('17.12.22 ~ 12.24)
작성자 이*희
작성일 2018.01.03


한국악(일본,1,700m)트레킹 :'17.12.22 ~ 24

 

2017년 올 한해.. 살아내느냐고 고생했다.. 그러니 상을 받아야지..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것이 2박3일 트레킹.. 남알프스와 후지산을 다녀온후 거의 7년만이다. 60만원, 가격도 합리적이고 하루 등산만으로 끝내는 다른 일정에 비해 올레길걷기도 곁들여 있다. 장기산행이 주는 긴장에서 벗어나 힐링용으로 딱이다. 그런데 출발10여일전까지 3명만 예약한 것이 문제, 10명이 넘어야 출발가능..게다가 중간에 항공권이 up되었다고 800,000원으로 변경까지 해야한다면서 그래도 가겠느냐, 20만원이 저렴한  20일과 27일 출발하는 일정으로 바꾸라는 회유성(?)전화도 걸려온다. 그래도 나는 간다...라고 고집.. 우여곡절끝에 출발 

 

가고시마공항에 도착.. 호텔 지하 무료 온천장에서 샤워를 한 후 한방에 모여 통성명 시간을 갖는다.  

10명 전원이 60년대생, 남녀 성비 5 : 5... 트레킹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기 충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파안대소...                                                                                       

(728호방에서 찍은 화기애애한 단체사진은 원하지 않는 분이 있을 수도 있을 것같아 올렸다가 삭제함)

 

① 한국악트레킹 (12.23) - 6.5h

 

   Rokkannon 연못(육관음지)->Byakushi(백자지)호수, Shiratoriyama (백조산) -> 에비노에코뮤지움센터-> Karakuni Dake (한국악정상,1,700 m) ->Mt.Ohnami-ike (대양지)

 

                                                photo by Magma

 

 

와인 한잔에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샜지만 아침 온천 한 방으로 피곤이 확~ 풀리는 느낌.. 

우부장은 여러사람들의 과음을 고려해 트레킹코스를 꺼꾸로 타겠다고 결정한다.

 

등산로입구, 떠 ~ 억 버티고 있는 500년된 삼나무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잠시 휴식

 

                                                                                      photo by Magma

 

Rokkannon (육관음지), Byakushi(백자지) 호수

 

  

 

백조산(시라토리다케)

 

                                                                           photo by D&P

 

하늘에 물길이 난듯.. 비행운같기도 하고..

 

 

2개의 연못 트레킹을 끝내고 에비노고원 박물관을 거쳐 이번 일정의 메인인 한국악을 오르기 시작

 

 

백록담보다는 조금 큰(?) 한국악, 가라쿠니다케의 분화구

 

 

 

분화구속은 여전히 부글부글 끓고, 우리는 라면에 삼겹살까지 구워서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일본은 산 정상에서 취사하는 것을 규제하지는 않는다)

 

   photo by D&P

 

D&P님 멀리 화산이 터진 장면을 순발력있게 잘 찍어주셨다.

 

 

멀리 보이는 오나미이케까지 하산길을 나무계단으로 잘 꾸며놓았다

 

                                                                                           photo by D&P

 

아래 이정표는 이날 사단의 시발점... 날 포함한 3명이 오나미이께  능선으로 바싹 붙어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린 사이 나머지 일행 7명을 놓친다..

 

 

능선은 인적이 드문 탓인지 여기저기 가시덤불로 헤치고 나아가기 힘들 정도... 걱정이 살짝 들기도 하나 산악회대장도 있고해서 그냥 따라갑니다. 출구를 찾아 내려가니 오나미이께 등산로 입구라는 표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하산표시가 되어있다. 그런데 그 누구도 기다리고 있지않다.. 아뿔사, 순간 긴장, 공포감으로 출렁인다.

 

M님, 능선상에 갈림길이 있어 내려갔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지도를 아무리 봐도 갈림길은 없는데...나보다는 선수(1년에 산행을 200일이상한다고 자랑함)인 것 같지만 100% 믿기는 꺼림직하고... 산꾼들이 제일 싫어하는 알바를 해야할 듯..

 

소리를 여러번 질러 보지만 묵묵무답. 조금 있으니 일본인 20대 커플이 내려온다.  한국인 등산객 7-8명을 보지 못했냐하니 '보지 못했다'고... 또 다른 일본인 그룹이 내려온다. 오대장에게 '핸폰을 빌려 우부장에게 전화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하니 대답은 않고 다른 질문을 던진다. 여전히 능선상에 갈림길이 있냐고.. 하니 손바닥에 열심히 그림까지 그려 보이며 있다고 한다. 그것보라는 듯이 M이 뒤돌아 올라가고 나머지 2명 또 따라간다.

 

일행을 놓친 사진의 이정표까지 다시 올라가 갈림길을 찾지만.. 없다. 일본인의 설명을 잘못 알아들은 듯.. 다시 호수 입구까지 내려와 할 수 없이 하산시작.. 3명 모두 눈썹이 휘날리게 미친듯이 내달린다. 들머리에 도착. 우측 20m 위에 버스가 보인다.                                

 

우리 3명의 알바를 고소해하며 안주삼아 열심히 씹으면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는 뒷풀이를 한다.

핸폰빛에 마술을 부리는 맥주컵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photo by Magma                         

 

 

② 큐슈 묘켄올레 트레킹 (12.24)

 

  

 

 

 

둘레길에 만난 이국적인 풍경들, 가족묘지

 

 

 농가 풍경, 무인판매대에 놓여 있는 100엔짜리 무와 배추

 

   

 

두들기지않고 건너도 될 돌다리,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네사람들이 건너갔는지 상판이 얇아 보인다.

 

 

백 & 적 & 녹, 그리고 지붕과 창문의 대비가 아름답다

 

 

청정지역임을 보여주는 이끼류 담장이, 깨끗한 공기 사람들을 머물게 하는 필요조건은 아닌가본다.

폐가가 중간중간 많이 보인다.

 

 

멧돼지신사, 절앞에서 고기냄새를 풍기는 듯해 살짝 미안할 생각도 들었지만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photo by Magma

 

 

하수도에 버린 고기기름이 순두부처럼 둥둥 떠있어 지금까지 찜찜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일본인 목격자가 아니였으면 완전 범죄에 성공할 수도 있었는데... 그네들이 분명 '조센징'운운할 것 같아서이다.

 

                                                                             photo by Magma

 

 

커피까자 맛있게 마시고 다시 올레길에 오른다.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심오한 대화를 나누는 그녀와 우부장,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세상을 빨리 하직하고 싶은 자, 천남성 열매를 먹으라..

 

 

'지금이세상, 당신의 큰 손으로 정화하고 싶다'..라는 뜻(친구의 해석)

올레길과는 어울리지않아 아마도 사이비 종교집단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녀는 전한다.

홍살문을 연상시키는 빨간 문? 두개의 하얀 종이 부적은 새해맞이용

 

  

 

1시간 반의 걷기도 끝나가는데  빗줄기는  더욱 굵여지고,

우부장의 배낭과 그녀의 우비색이 같다. 대나무숲과도...

 

                                

     달걀이 익어가는 무료 족욕탕에서 발의 피로를 풀어가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둘레길 매점

 

 

묘겐 올레길 걷기를 마치고 공항으로 출발, 전날 비행기 취소, 다음 비행기도 취소.

이 와중에도 우리 비행기는 3시간이나 연착되었지만 무사히 출발, 도착하여 이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