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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7박 9일
작성자 송*숙
작성일 2018.01.08


마차푸차레를 바라보면서 한발한발 베이스캠프로 향하는 여정은 설레임 그 자체였다. 무엇일까? 무엇이 있을까? 어떤 모습일까? 과연 사진으로 보아온 그 모습 그대로일까?

고산증 예방차원에서 운행속도는 느리게 쉬엄쉬엄 올랐다. 평소에 산행을 빨리하시는 분들에게는 처음에는 답답함을 느꼈을지는 몰라도 이렇게 천천히 오르는 것이 결론은 옳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산증은 빨리오르는 사람에게 먼저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외트레킹을 할 때면 음식때문에 고생들을 많이 하는 데 우리는 스텝들이 직접 만들어주는, 우리 나라 사람이 맛을 낸것보다 더 우리 입맛에 맞아서 음식걱정도 전혀 없었다. 매 끼마다 다른 종류의 한식이 나왔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매번 엄지척!을 했고, 다 먹고 나서 눌은밥을 덤으로 먹고, 커피나 다른 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해주시고, 또 잠잘 때 따뜻한 보리차를 준비해주시고, 춥지 않도록 뜨거운 물주머니도 채워주시고.. 우리가 필요한 모든 걸 다 해주셔서 너무나 고마웠다.

 

날씨도 한 몫했다. 오르는 내내 화창한 날씨였고, 베이스캠프 오르는 당일은 하얗게 눈이 내려서 그 풍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이런 날씨를 만날 수 있다고 빠담 가이드님도 아주 좋아하셨고, 우리는 모두가 축복받은 사람마냥 즐거워했다. 이 기쁜 기억으로 앞으로 6개월정도는 거뜬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번 트레킹에서 처음으로 고산증세를 느꼈다. 메스꺼움때문에 식사의욕이 감퇴되어 세 끼를 건너뛰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높은 산을 오르는데에는 고산증과 체력이 가장 큰 문제임을 깨달았다. 해외 여행을 많이 하고 있는 나는 그동안 어느 곳을 가든지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한 달이상을 여행했어도 체력적으로는 딸리지 않았는데 4000m가 넘는 고산을 오르면 고산증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졌고, 더 심하게 고산증세를 호소했던 남편을 보면서 공포심마저 들게 하는 게 고산증임을 알았다. 달리 예방할 수 있는 특효약은 없다고 한다. 그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적응을 하면서 춥지 않게 옷을 입고 오르는 게 최고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