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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혜초인도기행5][KE]라다크/판공초/다람살라 대장정 13일
작성일 2018.08.16
작성자 이*임
상품/지역
문화역사탐방인도/네팔/스리랑카

청춘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인도에 대한 동경에 빠져 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세상 번뇌 다 짊어진 듯 청춘을 보내며 인도로의 여행을 늘 꿈꿔왔다.
그러나 현실 속 삶을 살아내느라 바빴고 어느덧 40대가 되었다.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의 중간쯤 서 보니 일에 미친 사람이 브레이크 없이
계속 가고 있는게 보였다.
가끔 고장이 났지만 고치거나 쉴 생각 보다는 괜찮다고 최면을 걸며 다시 달리고 있었다.
그때부턴가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다.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는 늘 없었지만, 나의 일상에서 허용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에너지를 사용해 여행을 다니고 있다.

이번 라다크 여행은 지금까지 하고 있던 일을 돌아보고 내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처음으로 돌아가 보고 싶어 선택하게 되었다.
설산의 풍경과 황량한 대지, 라다크의 자연 속에서라면 나 자신에게
더 많은 몰입의 시간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행 동선을 짜고 자료를 모으는 동안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훈수를 뒀다.
인도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지인들도 녹록치 않을거라고 조언했다.
트래킹을 자주 다니는 남편은 고산증 문제를 제일 걱정해 편하게 다녀오라고 쐐기를 박았다.
(언제부터 명상과 구도의 나라였던 인도가 여성 여행자들의 안전보장을 걱정해야 하는
나라로 낙인 찍혔는지 가슴이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다른 나라와는 비교하기 싫은 마음속 성지다.)

그리하여 패키지여행 만큼은 죽도록 하기 싫었지만 모두와의 평화를 위해
혜초여행사 상품을 선택했다.
어차피 패키지라면 오지여행의 노하우가 많이 축적된 곳이 좋겠다 생각했고
여러 상품을 비교해 봐도 가장 마음에 끌렸다.
무엇보다 오래전 박완서 작가님이 네팔과 티벳을 여행하고 쓴
‘모독’이라는 여행기를 인상깊게 저장해 두었는데 그때도 그 책 어딘가에서
‘혜초여행사’ 석채연 사장님 얘기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1997년에 출간되었으니 20년이 다 된 책이고 그때 각인 되었던 ‘혜초여행사’가
이번 여행의 매개가 되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여행 후기를 쓰고 있지만, 어디를 갔고 무엇을 보았고 쓰고 싶지 않다.
서사 보다 이미지가 가득한 여행이라 그렇다.
다른 행성에 도착한 것 같았던 ‘레’ 공항, 하늘과 신이 만난다면 이곳이 분명했던 ‘판공초’,
히말라야가 보이는 ‘삭티’에서 포플러 나무들이 바람에 춤추던 소리,
인더스강을 따라 잔스카르강을 만나러 가던 길, 삼강에서 펄럭이던 타르초,
‘알치’의 살구나무와 하늘 위로 가득 쏟아지던 별,
‘카르길’에서 찾아 해메던 짜이 보온병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
라다크와 카슈미르를 잊는 ‘조질라패스’의 아찔함,
설산과 초원, 야생화 가득한 소나마르그 타지와스 트래킹,
‘스리나가르 ‘달’ 호수에서 듣던 밤의 정적, 그리고 다람살라.
티벳 망명정부에서 삶을 꾸리고 사는 사람들의 일상과 ‘맥그로드간즈’에 보낸 시간들....
다람살라를 떠나며 듣던 ‘노래’, ‘암리차르’ 황금사원으로 쏟아지던 햇빛과 무슬림들의 맨발,
불교왕국의 존엄과 역사를 알게 해 준 수 많 곰파들...

나는 그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갖을 수 있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패키지여행을 패키지여행답지 않게 인솔한 가이드와
인도를 사랑하는 현지 가이드 덕분이었다.
편하게 여행하자고 선택한 패키지여행에서
단체 관광객 취급을 받는게 싫다는건 모순이지만, 그랬다.
두 사람은 서로의 역할을 배려하고 조율했으며 함께 하는 우리를 여행자로 대해 주었다.
그 배려는 여행이 끝날 때 까지 생색내지 않고 부담주지 않는 방식이어서 더 놀라웠다.
함께한 여행자들도 제각각 개성이 묻어났지만 대체로 연륜과 인품이 있는 분들이라 편안했다.
무엇보다 나의 오랜 도반이자 깊은 영혼을 가진 친구가 이 여행을 함께 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이 여행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인연으로 완성되었다.
가이드 박윤하님과 신뚜, 나의 도반, 함께한 여행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나마스떼!

평점 5.0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정보
작성자 박*하
작성일 2018.08.17

안녕하세요, 혜초여행 인도담당 박윤하 대리입니다.

투박하고 일반적인 답변을 하기에는 부끄럽네요. 진정성과 애정이 묻어나는 글, 작성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은 인도를 떠나 어느 국가에 대한? 어떤 물건에 대한? 사람에 대한 동경과 이상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것만 그린다면 뜬구름만 잡는 인생인 것이고,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타협과 룰을 따라야 할 시기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브레이크 없는 팍팍한 삶 속에서 보았던 샤랄라한 원피스를 40대가 지나서야 찾았고 입으신 것 같네요 ^^

20년의 세월이 지나면, 세월의 흔적(외모, 사이즈 등) 때문에 안 어울릴 법도 한데, 마치 그 원피스가 선생님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타 여정 생략) 다 중요치 않았습니다. 그저 여행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배낭여행, 패키지 여행, 허니문 여행, 이러한 것들은 여행을 하는 방법 중 하나이지, 본질은 동일합니다. 그것을 행하신 분이셨던것 같네요.

 

여행은 상품이 아닙니다. 그 자체로 여행이죠, 고객은 관광객이 아닙니다. 여행을 하는 여행자인거죠. 

15,000점 적립해드리겠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