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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핵심일주] 천상고원 티벳 국내선 8일
작성일 2019.08.11
작성자 김*석
상품/지역
문화역사탐방티벳/부탄/파키스탄
라싸 공가 공항을 나서면서 들이마신 티벳의 공기는 신선했다. 한 시간 삼십 분 이상 지연된 비행 편이었지만 하다(혜초의 안내 책자에는 ‘가타’ 표기됨)를 목에 걸쳐 주는 현지 가이드를 보면서 티벳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부풀어 올랐다.
공항 인근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노블링카를 탐방했다. 전동카 덕분에 수월했다. 하지만 저녁으로 접어들면서 아내에게 고소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이후 이어진 포탈라궁 야경 감상 때에는 안색이 편안하지 않았다. 비가 오는 중에도 포탈라궁은 화려하게 빛났지만 아내에게는 인내의 시간이었다. 호텔방에 들어서면서 아내는 혼절하듯 침대에 누웠고 아내를 위해 차를 준비하던 나에게도 고소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내는 찻물이 끓기 전에 이미 잠에 빠져들었고, 내게 시작된 고소증도 한층 깊어졌다.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아파왔다. 고소증은 밤에 심해진다는 일행 중 한 분의 말씀이 떠올랐다. 나도 침대에 넘어지듯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편안하게 잠들 수는 없었다. 잠깐잠깐 잠을 깰 때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뱉기를 되풀이하면서 새벽 4시경에야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모닝콜 소리에 눈을 떴지만 머리가 여전히 아프고 속이 메슥거렸다. 오늘은 투어를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호텔도 연박이니 우리만 호텔에서 쉬겠다고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용납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구경을 안 해."
이 한 마디에 아픈 머리를 무릅쓰고 일어났다. 백미죽 한 공기에 약간의 과일로 아침을 대신하고 투어 길에 나섰다. 힘들었다. 기운도 없었다. 포탈라궁 오르는 길은 고행이었다. 점심 식사 때 포도와 오렌지, 사과가 구세주였다. 이를 먹으면서 입맛이 돌아오기 시작해 저녁에는 정상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고소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날부터 정상적인 투어를 할 수 있었다.
내가 본 티벳 사원의 특징은 건물 구조에 있다. 우리나라 사원은 건물이 크든 작든 문만 열면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외곽을 둘러싼 담장도 없어 전체적인 조망이 개방적이다. 티벳의 사원은 외견상 하나의 건축물로 보이고 문이 있어도 그 안이 그윽하고 깊어 바깥에서 안이 잘 보이지 않는 폐쇄적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일단 안으로 들어서면 크고 작은 방이 수없이 이어져 있고 그 안에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불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긴 티벳의 기후가 가져온 독특한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티벳 사람들의 신앙심은 실로 대단해 보였다. 사원의 규모, 오체투지, 민가에도 빠짐없이 있다는 불당, 승려의 숫자, 번 돈의 80%를 시주한다는 사실 등이 이를 웅변한다. 한족의 계속된 유입에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모습에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들이 그들의 땅에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그들의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 마침내 고도 4,998m에 위치한 암드록쵸를 조망할 수 있는 고개에 도착했다. 하지만 안개가 시야를 막아섰다. 호수인 듯 아닌 듯 어렴풋한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서 암드록쵸(4,488m)는 서서히 자태를 드러내 보였지만 흐린 날 보는 모습은 경탄의 대상은 아니었다. 호숫가에 내려가서 물에 손을 담그고 아내가 담아주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염호라고는 하지만 그리 짜지는 않았다. 이 물은 남자에게는 장수를 여성에게는 미모를 가져다준다는 말이 있단다. 암드록쵸의 물은 설산 녹은 물에 빗물, 샘물이 더해진 것인데 유입량에 비해 증발량이 많아 수십 년 내에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고 한다. 틀린 전망이길 바란다.
장체를 향하면서 날이 개었다. 도중에 버스에서 내려 10분간 카를라 빙하를 쳐다보았다. 황홀했다. 고도 5,000m 이상에 발을 딛고 산 위를 덮고 있는 빙하를 보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푸르디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우뚝 솟은 설산은 형언하기 어려운 장관이었다. 이런 게 감동일까?
장체에서 시가체에 이르는 2차선 도로는 직선에 가깝다. 도로변에 가로수가 길게 심어져 있고, 길 양편은 저 멀리 산 아래까지 평야가 펼쳐져 있다. 이곳이 티벳의 최대 곡창지대라고 한다. 봄이면 야크로 밭갈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제야 피어나기 시작한 유채꽃에서 잠시도 눈을 떼기 싫었다. 아름다움은 여기에도 있었구나!
시가체에서 라싸로 돌아오는 길은 산길이 아니라 강을 따라 이어지는 수월한 길이었다. 6시간 정도의 노정이었는데 처음에는 2차선 도로 양편에 점점이 유채꽃이 아름다웠고, 50여 분쯤 후부터는 라싸에 이르기까지 강을 끼고 차가 달렸다. 얄룽창포강이란다. 이날은 쾌청하여 차창 밖 풍경이 특히 보기 좋았다. 하얀구름과 어우러진 쪽빛 하늘이 인상적이었다. 강을 끼고 달리는 풍경을 보자면 산은 높으나 나무가 없고 계곡은 깊으나 탁류여서 웅장하고 압도하는 맛은 있으나 수려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산자락에 걸친 구름 그림자는 나무 없는 산에 짙게 드리워져 있어 이채롭다.
라싸 인근에 와서 민가를 방문했다. 그들이 즐겨 마신다는 버터차와 참파(보리빵), 복숭아 등을 대접받았다. 민가의 1층은 살림집과 동물 우리가 있고, 2층은 법당으로 꾸며져 있는데, 티벳인의 일반적인 가옥 구조가 이렇다고 한다.
남쵸 가는 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도심을 벗어나자 차창 밖으로는 산자락을 휘감고 도는 구름이 신비로워 마음이 설렜다. 차를 타고 왕복 10시간이나 걸린다는 힘든 노정을 달래주는 듯했다. 얼마간 달렸을까? 차창 밖으로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졌다. 해발 4,000m가 넘는 이곳에 이토록 넓은 초원이 있다니 그저 신비롭기만 했다. 초원에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으나 야크떼는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초원 지대는 들녘은 물론 산까지도 풀밭, 나무 하나 없는 것이 독특하다. 초원 너머에는 간간히 설산이 있어 나그네의 눈길을 끈다.
라첸라 고개(5,190m)를 넘으면서 비로소 남쵸가 시야에 들어왔다. 라첸라 고개를 내려서도 수 킬로미터 거리의 초원을 달려서야 남쵸(4,718m)에 도달했다. 호수를 끼고 호수와 거의 같은 고도로 이렇게 드넓은 초원이 있을 줄이야. 이 자체로도 구경거리였고 신비스러웠다. 하지만 남쵸의 하늘은 구름이 뒤덮여 있었고 간간이 비가 내렸다. 타르쵸를 걸고 나서 호숫가를 거닐었다. 호수 건너편에는 설산이 있었지만 산마루에 구름이 걸쳐 있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이날 남쵸의 풍경은 놀라운 것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최상의 풍광은 아니었다. 아쉬웠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이토록 거대한 호수가 있다니, 몽고인이 이곳을 명명하여 남쵸(하늘 호수)라 했다는데, 그들의 말에 일말의 과장도 없음을 비로소 알았다.
남쵸를 떠나 라싸로 향하는 중 버스에서 잠시 내려 라첸라 고개에서 남쵸를 내려다보았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남쵸의 저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가슴 깊이 남쵸를 새겨두고서야 발걸음을 돌렸다.
티벳 여행은 힘들다. 고소증에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듯하다. 라싸의 호텔은 만족스러웠지만 시가체의 호텔은 화장실에서 냄새가 났다. 시가체는 작은 도시라 이만한 호텔도 쉽지 않겠지만 주변에 새 호텔이 있다면 옮겨보는 것도 좋겠다. 여행 내내 친절하고 세심한 배려로 도와주신 강일옥 차장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챙겨주신 이뇨제의 효험으로 고소증을 이겨낼 수 있었고, 남쵸 가는 길에 손수 끓여주신 라면은 이번 여행 최고의 요리로서 일행 모두 행복한 점심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평점 4.8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4 식사5
정보
작성자 권*혜
작성일 2019.08.27

안녕하세요 티벳 담당자 권지혜 사원입니다.

 

티벳은 지형적인 특성상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행을 준비하시며 고산증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고산증을 잘 이겨내고 티벳에서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신 것 같아서 담당자로써 기쁩니다.

 

의견 주신 호텔 관련 내용 감사하고 추후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고려해보겠습니다.

 

작지만 15,000점 적립 도와드렸고, 다음에 더 좋은 상품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