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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난 여름의 추억 3
작성일 2016.10.04
작성자 김*현
상품/지역
문화역사탐방아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일부 구간을 포함하여 9시간 열차를 탔다. 덜컹거리며 삐삐  소리내는 열차가 자작나무 숲을 가른다. 열차여행은 그야말로 이미지 여행이다. 내 몸은 좁은 열차 객석에 갇혀있지만 내 마음은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로, 눈 내리는 시베리아 대평원과 여름 햇살 내리쬐는 바이칼의 푸르름 속을 넘나든다.  흔들리는 눈동자, 빨라지는 호흡, 가라앉지 않는 마음....

이르쿠츠크 도시관광은 내 젊은 날의 열정이 아련히 떠오르는 순간들이었다. 혁명에 실패해 차디찬 시베리아로 유배온 젊은 청년장교들, 보장된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남편을 따라 험하고 긴 여행길을 자처한 아내들. 그들이 뿌리내린 동토의 땅에서의 교육의 씨앗. 신념과 열정으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 그들. 러시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여름 햇살의 눈부심 속에  곳곳에서 반짝인다.

비현실적 로망과 환상일지라도 그 때는 그것이 내 삶의 전부였고 또 그래서 소중했다. 
나는 지금 지나간 내 열정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