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이 눈부셨다.
옐로스톤에서는 형형색색 다양한 빛깔을 띈 온천수들이,
그랜드티턴에서는 호수에 비친 뾰족한 산봉우리들과 끝없는 벌판이,
그리고 알래스카에서는 빙하와 설산으로 둘러진 산군의 띠들이,
비오는 날,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거리의 풍경까지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옐로스톤에는 이름처럼 노란 암석들로 이뤄진 협곡과 그 속에 숨겨진 폭포, 수많은 예술가들이 찾아낸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한폭의 풍경화가 펼쳐진다. 영롱한 빛깔을 띈 온천수들은 ‘자연이 그린 가장 큰 수채화’ 라는 별명을 가질만 했고, 여기저기서 뿜어내는 간헐천들도 장관이었다. 터어키의 파묵칼레를 생각나게 하는 이색적인 지형도 있었다. 편안한 데크길로 여유롭게 즐감할 수 있었다.
그랜드티턴에서의 첫날은 잭슨호수에서 아름다운 그랜드티턴의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호숫가를 산책하고, 산책 후에는 보트를 타고 가까운 섬에 내려 도시락을 먹고 오는 멋진 피크닉도 있었다. 나는 여행 일정 중 이 날이 가장 좋았다. 다음날은 제니레이크로 이동하여 전망대까지 올라 호수를 내려다보는 하이킹 코스였다. 이틀간의 아름다운 호수를 만끽하고 드디어 알래스카로 향했다.
알래스카에서 첫날은 비를 만났다. 계획을 바꿔 둘째날 프로그램인 홀스슈 레이크를 걸으니 비도 멈추고, 비를 머금은 호수는 더욱 아름다웠다. 다음날은 첫날 미뤘던 데날리(매킨리)산 경비행기 투어를 진행했다. 비온 뒤라서 더욱 맑고 파란 하늘을 날 수 있었다. 행운이었다. 다음날 이어지는 하이킹, 수어드에서 기차여행도 좋았고, 빙하트레일, 빙하크루즈 등등 모두가 최상의 경험이었다. 마지막 날까지 공항가는 길에 보았던 눈덮인 산군들, 유난히 예뻤던 랭글/세인트 국립공원에서의 점심식사는 오랫동안 우리 눈에 아른거릴 것이다.
특히 좋았던 것은 매끼마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때로는 기차에서, 때로는 배에서, 산장에서, 피크닉 등등,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고, 잭슨, 데날리 롯지와 알리에스카 리조트에서의 숙박도 예쁜 추억을 배가했다.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은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꼽지만 5박7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 가기엔 아쉬움이 많아 망설이게 된다. 마침 혜초여행에서 알래스카를 더한 옐로스톤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바로 신청했고 기대감은 적중했다. 2년 전 그랜드서클을 함께 했던 ‘제프 리’ 가이드를 다시 만나게 되어 기뻤다. 그리고 안심이 되었다. 그는 나의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가장 무더웠던 시기에 좋은 피서가 되기도 했으니 정말로 모든 것이 감사하다. 제프 리와 함께 우리의 여행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도와주신 인솔자 한주영님께도 감사드리고, 10일간의 행복을 함께 누렸던 여행 동기들께도 감사인사와 앞날의 행복을 기원한다. 나는 또 다른 미국여행 3탄을 기다리겠습니다. 제프 리와 함께하는 미국여행은 언제나 옳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