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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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영일
- 2025-12-19
- 출발일자 2025.12.07
[혜초실크로드 4-3편] 파키스탄 남부 인더스+간다라 10일
어려운 여행이었습니다.
현지 가이드 샤피크(Shafique)가 첫날 '신비주의 요소가 있는(mystical) 불교(밀교)는 내면적 정화(purification)을 중시하는 이슬람의 수피즘과 철학측면에서 또 수행방식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었고, 그로인해 불교는 수피즘에 흡수되어 인도에서 사라졌다'라는 말로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충격의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힌두교 탄트리즘의 세력 확장으로 경쟁관계였던 불교의 영향력이 줄어가자 인도 불교는 힌두교의 영향을 수용하여 밀교로 발전했지만 차별성 약화로 오히려 힌두교에 흡수되어갔고, 이슬람의 인도 침공으로 불교는 파괴되어 사라졌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다른 얘기였습니다.
모헨조다로의 인장에 새겨진 보리수, 소 숭배, 요가하는 모습 등은 힌두교의 바탕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인더스 문명은 단지 존재했다 사라지기만한 것이 아니라 힌두교 형성의 한 축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번 째 놀라움이었습니다.
'간다라 문화는 알렉산더대왕이 간다라에 오기전에, 아쇼카대왕이 불교를 전해주기 훨신 이전부터 이미 그곳에 있었고, 세계 최초로 기원전 7세기부터 일반 종합대학으로 탁실라 대학은 탁실라에 있었는데 왜 기원후 5세기 경부터 불교전문대학으로 존재한 인도의 날란다대학과 비교하느냐'며 가이드 샤피크는 저에게 핀잔을 주었습니다 (제가 세번씩이나 물고 늘어졌더니).
알렉산더가 전한 헬레니즘은 그리스신상을 모방한 불상의 조각을 통해 불교의 교리 중심(남방불교)에서 부처 중심(대승불교)로 전환, 헬레니즘의 세계시민의식을 바탕으로한 보살사상의 발생 및 보살 조각상 제작, 그리스철학과 연결된 대승불교 공사상 등 대승불교 형성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했습니다. 한국 불교에서 말하는 남방불교의 교학적 중시에 대한 반발로 실천적 수행의 대승불교 발생 설명과는 격이 다른 설명이어서 또 다른 충격이었습니다.
밀교의 창시자 파드마삼바바는 간다라 스와트 계곡 출신이야라고 제 귀에 속삭이듯이 말할 때 저는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22년전 제가 직장일로 6개월간 인도에 머물면서 우리은행 지역전문가로 수많은 인도 지식인을 만났고, 힌두의 얘기를 들었고, 불교계의 법보신문사에 수년간 영어 법문을 번역해주었던 경력이 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번 여행은 특히 가이드 샤피크와의 대화는 파키스탄인의 관점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관심을 갖게했습니다. 제시한 내용은 다양한 논의 대상이지만 여행 후기에서 다룰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행 중 틈틈이 대화를 했고, 장거리 버스 이동 중 다소 긴시간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놀라운 설명과 함께 인더스문명과 간다라 문명은 저에게 재해석되었습니다. 현장에서 현지인에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행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어 가이드 라고 해서 수신기로 영어 설명을 들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솔자의 통역만 들렸습니다. 샤피크는 처음에는 다소 전문적인 맥락 설명을 시도했지만 점차 통역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자 단순 설명으로 전환되는 걸 느꼈습니다. 인더스 문명, 간다라 문명은 일반적인 통역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전문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reincanation 화현, knowledge 깨달음의 통찰 지혜, chhatra 상륜부 등 이번 여행에서 인솔자가 통역하기 어려워한 용어 중 일부 예. 단순 용어의 문제가 아니라 용어의 배경 종교 지식이 있어야 설명가능하고 맥락을 전달할 수 있는 부분). 통역에 대한 재검토와 전문화가 필요해보입니다.
국내선 취소로 카라치의 국립박물관 관람이 쥐소되었고, 수피즘의 주요도시 물탄이 안전 이유로 방문 취소되었습니다. 파키스탄 남부 여정의 핵심 두 도시 모두 불발되어 상당한 공허감을 남겼습니다.
인류 문명의 흔적을 찾아보고, 그것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 그리고 그 해석되는 맥락의 수준은 가이드의 역량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그 점은 문화 탐방 여행 상품의 공통점이겠으나 인더스 문명, 그리스 문화, 불교, 이슬람, 그리고 파키스탄(인도) 역사가 아울러진 이번 여행은 특히나 다른 문화탐방 상품과는 또 다른 층위의 수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전문화되고 치밀한 맥락 전달 방법이 구현되어 명품 상품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문화역사탐방 파키스탄팀 김홍명입니다.
인도에서 공부하고 경험하신 내용과 파키스탄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 달라
놀라움을 느끼신 것 같습니다.
파키스탄 남부를 방문하는 상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정 진행 및 매년 출발되고 있는 상품으로
행사 진행에 부족함을 느끼셨다면 양해 말씀을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말씀해주신 내용 참고하여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