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테 파헤치기 1부
"돌로미테? 돌로미티?"
돌로미테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먼저 헷갈리는 것이 이름입니다.
어떤 곳은 ‘돌로미테’라고 하고, 어떤 곳은 ‘돌로미티’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지역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름이 여러 개일까요?
그리고 ‘돌로미테’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걸까요?
같은 지역인데 이름이 다른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맞는 표현입니다.
단지 사용하는 언어가 조금 다를 뿐입니다.
실제 현지에서는 ‘돌로미티(Dolomiti)’라는 표현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여행 중 도로 표지판이나 케이블카 안내판에서도 이 이름을 자주 보게 됩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돌로미테’라는 이름이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름은 조금 다르지만 모두 같은 지역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이 ‘돌로미티(Dolomiti)’라는 이름은 18세기 프랑스 지질학자였던 ‘데오다 드 돌로미외(Deodat de Dolomieu)’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는 이 지역 암석을 연구하던 중 기존 석회암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진 광물을 발견하게 되었고,?이후 그 광물은 그의 이름을 따 ‘돌로마이트(Dolomite)’라고 불리게 됩니다.
지금의 돌로미테 역시 바로 이 돌로마이트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군을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지명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이 지역의 지형적 특징이 이름 안에 그대로 담겨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왜 독일어를 사용할까요?
돌로미테를 여행하다 보면 독일어 표기를 굉장히 자주 보게 됩니다.
마을 이름이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로 함께 적혀 있는 경우도 많고,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도 독일어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 돌로미테는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속해 있지만,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오랫동안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토였습니다.
특히 남티롤 지역은 지금도 독일어 사용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돌로미테를 여행하다 보면, 이탈리아에 와 있으면서도 어딘가 오스트리아 분위기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꽤 많습니다.
그 배경에는 오스트리아 자체의 역사도 함께 연결되어 있습니다.
과거 중부 유럽에는 지금처럼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완전히 분리된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오랫동안 '신성 로마 제국'이라는 거대한 독일계 문화권 안에 함께 속해 있었고, 언어와 문화 역시 비슷한 흐름 속에서 발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오스트리아의 공용어는 독일어이며, 돌로미테 역시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독일어 문화가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여행 중 이런 분위기를 만나게 됩니다
돌로미테의 대표적인 마을인 오르티세이(Ortisei)나 셀바 디 발 가르데나(Selva di Val Gardena)를 걷다 보면 이런 분위기가 더욱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카페에서는 독일어가 들리기도 하고, 레스토랑 메뉴판에는 독일식 표현과 이탈리아식 표현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을 분위기 역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탈리아 남부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알프스 특유의 목조 건물과 티롤 문화가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독일어 표지판과 티롤풍 마을 분위기도, 며칠 지나면 돌로미테 여행의 자연스러운 풍경처럼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그런 작은 차이들이 모여, 돌로미테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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