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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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빈
- 2026-06-22
- 출발일자 2026.06.13
노산/태산 트레킹+곡부 관광 4일
노산.태산 트레킹, 6.13~16일, 3박4일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특히 노산은 서해바다 건너편 우리랑 바로 이웃 산인데, 화강암 바위산 곳곳에 기묘한 모양의 거대한 바위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얹혀져 있어서, 마치 설악산 사촌동생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트레킹 전문인 헤초여행사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 다소 인기가 적은 걸로 알고 있었지만 짧은 여정만 가능했던 개인 사정이 있어서 일단 골랐었는데 아주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첫날, 노산 트레킹
이른아침(?) 비행으로 칭다오에 도착하여 우리 관광버스로 1시간여 이동하는 동안, 정말로 정말로 박학다식한 현지 가이드 박걸 선생의 구수하고 재치있는 설명을 듣다보니 어느새 노산에 닿았더라고요.
좀 이른 점심으로 소박한(?) 외형의 맛집에 들어갔는데 첫 식사부터 엄청난 양의 식사가 나오는데 먼저 놀럈고, 요리 하나하나가 하나같이 깔끔하고 정갈한 맛인데 또 놀랐네요.
노산 트레킹은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여행후기도 없어서 그냥 무심코 따라 나섰는데, 처음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위산 풍경, 맑은 공기, 짱짱한 햇살에 더하여 쉴새 없이 반복되는 오르막 내리막 길이 재미도 있고 피곤한 줄 모르겠더라고요.
처음에 셔틀버스, 케이블카를 적당히 이용하고 트레킹은 3시간 정도 했는데, 등산로는 대부분 2m 폭의 돌길과 돌계단이 어우러지고 적당한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어 운동도 되면서 발아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무척 아름다운 등산이었네요.
중국 해안가 총 1만8천 km 중에서 1천 m 넘는 이 노산이 제일 높으면서도 바다를 끼고 있는 절경이 함께 있어서 꼭 다시 한번 가고 싶은 산이 되었습니다.
둘째날, 태산 트레킹
태산은 첫날 노산과 4백 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전날 저녁에 관광버스로 5시간 넘게 이동을 하여 ‘기수’ 지역 호텔에 밤 10시 다 되어서 도착하였습니다.
칭다오에서 올 때 고속도로가 ‘교주만’ 바다 위 다리를 36km 넘게 최근 건설된 것을 보면서 ‘굳이 공사도 어렵고 태풍, 지진에도 취약한 바다위에 이런 긴 다리를 지었을까?’ 궁금하면서도 역시 중국스럽다 생각도 들더군요. 그냥 다리 한 개만 길게 있는게 아니라 중간에 다른 고속도로랑 분기점까지 있었으니 참 장관이었네요.
태산은 어릴 때 부터 많이 들었기에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었는데, 중국 사람들도 ‘평생 꼭 한 번은 올라야 하는 성스러운 영혼의 산’이라고 하더군요.
등산 초반 2시간 정도를 오를 때는 숲길이라 주변 경치는 별로 였지만, 처음 만난 일행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오르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30도 가까운 기온으로 무더웠는데, 박걸 가이드님이 힘겹게 지고 올라온 오이, 각종 과일들을 중간 중간에 나눠 주시니 목마름도 크게 못 느꼈고요.
중간에 케이블카 이용을 할 수 있어서 사진에서 보던 깍아지른 절벽의 수천개 계단을 오르는 ‘극한등산’은 다행히 없었습니다.
15백미터 정상이 굉장히 넓고 수 많은 상점, 식당, 호텔, 사원들이 있어 깜짝 놀랐네요.
황제가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산이라는 생각과는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었지만, 황제가 제사를 지내는 곳이면 또 다른 부속건물이나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겠지요? 한편으로는 그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도대체 식수나 먹거리는 어떻게, 그것도 수백 년 동안 해결하며 살았을까 궁금도 했었는데, 그 모든 것을 매일매일 짐꾼들이 지고 올랐다는 설명에 할 말을 잊게 되더군요.
오를 때는 주변이 안보여서 몰랐었는데, 정상에서 보는 웅장한 산세와 발아래 시원한 전경을 보면서 “태산은 과연 태산이로다” 생각을 했었네요.
셋째날, 넷째날은 일반 관광 일정이고 다른 여행 후기에서 많이 접해 본지라 특별히 쓸 얘기는 없게 됐습니다.
노산, 태산이 산동성 동쪽과 서쪽에 떨어져 있고 산동성 동서 거리가 7백km나 되다보니, 아무래도 버스 이동시간이 길었던 것은 좀 지루했었습니다. 3박4일 짧은 일정이니만큼, 중간 이동시간이 적은 일정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네요. 물론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만.
고속도로 휴게소가 참 인상적이었네요. 한 두시간마다 들르는 휴게소가 하나같이 깨끗하고 청소관리를 참 잘하고 있더라고요. 들어보니 10여년 전에 대대적인 캠페인이 벌여져서 각 지방자치마다 경쟁적으로 혁신.관리를 한 덕분이라고 하네요? 널찍한 주차장에 신선한 과일을 파는 매장도 많고, 음식을 덥히는 전자레인지, 세탁기 까지 있는 곳도 있더군요.
빠질 수 없는 얘기 한두 개 더.
트레킹 여행은 처음이라서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는 못하겠지만, 혜초여행사가 트레킹에 특화됐다는 느낌은 많이 받았네요.
한국에서 같이 간 인솔자 박태규님은 정말로 진심으로 열성을 다하더군요. 190 cm 훤칠한 키에 늘 서글서글 웃고 있어서 볼 때마다 늘 기분이 좋아지고, 무슨 부탁이든 잘 들어주는 모습이 요즘 젊은이 같지 않더군요.
이번 노산.태산 프로그램은 새로 만들어져서 아직 인기가 없다고는 하는데, 인기 프로그램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잘 가다듬어서 인기 대박 프로그램으로 키우시면 좋겠네요.
현지 가이드 박걸 님은 중국 역사와 한국과 중국 사이의 역사적 관련성에 대해 너무나 박식하고, 또 그걸 설명하고자 시청각 교재까지 직접 들고와서 설명하니까 안 들을 수가 없더군요. 고마웠습니다.
게다가 이번 여행에 인원이 20명 넘게 많다보니 트레킹 중간중간 나눠주는 커피, 과일들 양이 너무 많아서 등산이 엄청 힘들었을텐데 좀 나눠지자고 얘기해도 괜찮다고 웃으면서 거절하는 모습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매끼 식사가 너무너무 푸짐하고 맛나서 결과적으로 트레킹을 한 보람(?)이 없어 지는게 아닌가 좀 아쉬운(?)거 같습니다. 뱃살이 전혀 줄지 않았더라고요.
헤초의 대표 모토가 ‘식사 만큼은 최고를 지향한다’고 하니까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쬐끔은 줄여도 전혀 아쉬울 게 없을 만큼 푸짐했었네요.
끝으로 세계 곳곳의 트레킹 프로그램을 30년 넘게 이끌어 온 혜초여행사 덕분에 일반 관광이 아닌 좀 색다른 트레킹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해준 점에 감사를 표합니다.